"잘못된 독주 막으려면 '물 협치' 필요"

2017-07-11 10:40:17 게재

통합물관리 포럼

"4대강사업 재앙 거버넌스의 실패"

"4대강사업의 실패는 거버넌스의 실패에서 비롯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버넌스는 기본적으로 '협치'입니다. 대통령이나 특정인의 독주를 막고 지속가능한 물관리가 이뤄져야 하죠. 물 관리 기본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안입니다."

김성수 연세대 교수(법학)는 1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물 협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은 물관련 학술단체들과 환경운동연합 강살리기네트워크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 통합물관리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월 수량 관리(국토교통부)와 수질 관리(환경부)로 이원화된 물 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관련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한 달 넘도록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염익태 성균관대 교수(한국물환경학회장)는 "통합물관리는 지난 30년간 모든 이들이 얘기했음에도 진행하지 못한 사항으로 이번 조치는 부처 이기주의를 원천적으로 해소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전문가들도 그동안 편가르기를 해서 국토부와 환경부 입장에서 얘기를 해온 측면이 있는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허재영 충남도립대 총장은 "물 관리 일원화는 그동안 수차례 얘기가 되어 왔지만 한발자국도 떼지 못했다"며 "4대강 사업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대 의견도 폭넓게 듣고 협의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합물관리의 성공 열쇠는 유역물관리시스템의 안착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수도보급, 하천정비 등 국가가 설정한 목표들은 대부분 달성했지만 시민들의 만족도는 저하되고 있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예산 중복이나 비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물 정책은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사무총장은 "어느 한 부처가 물 관리 업무를 독점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물관리위원회가 필요하다"며 "환경부가 물 정책을 주요하게 하지만 전체를 컨트롤할 수 없으므로 물관리위원회 아래에 각 유역위원회와 유역청, 유역별공사가 꾸려져 통합적인 물 관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역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와전문가, 주민대표, 시민단체 등으로 꾸려 유역 물 관리 정책의 수립과 평가 등을 하자는 제안이다. 또한 수자원공사와 환경공단, 홍수통제소 등의 물 관리 기능을 통합해 유역별 종합 물 관리 공기업으로 재편해 유역별 공사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김성수 교수는 "통합물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얘기는 많이 하지만, 정작 거버넌스 구성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논의를 안 한다"며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7개의 물관리기본법은 기본적으로 참여형 물 협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합물관리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라도 지자체들이 과도하게 물 자치, 물 주권 주장을 하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지자체들의 이러한 욕구를 적절하게 조절해 제대로 된 물 관리를 이뤄내는게 유역별 거버넌스의 주요 업무"라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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