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국가책임제 성공 지름길은
"경증환자 약복용 관리체계 시급"
치매환자 복약 중지하면 헛일 … "장기요양종사자 활용, 노인주치의제로 해결"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치의제적인 환경이 아직 조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매전담의사가 적극적으로 복약관리를 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치매국가책임제가 출발한다면, 장기요양 방문간호와 주야간시설에서 치매환자들의 복약관리를 적극적으로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윤 서울대의대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등을 살펴보면 처방 위주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환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새로 치매전담의사로하여금 치매진료를 맡기더라고 현행 만성질환자 관리처럼 처방 위주의 활동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최종적으로 치매환자 만성질환자 등 질병예방 건강생활관리, 복약관리 등을 겸하는 노인주치의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복약관리, 치매진료서 가장 중요 = 상당한 수준의 개선·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완화제 복용은 치매환자관리에서 핵심 사안이 된다. 의학계는 완화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증치매환자가 회복이 거의 어려운 중증화로 급속히 진행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학과 교수)은 "진료영역에 있어 치매약 복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경증환자는 경우에 따라 그 증상이 심하지 않아 복용을 게을리 할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약물복용으로 소화불량이나 두통 등 다양한 복용 후유증을 겪으면서 복용을 회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복용관리는 매우 중요해진다. 특히 1인가구 노인군은 더욱 복용관리가 필요하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7월17일 기준 비중증치매환자는 전체치매환자 72만명(노인 중 치매발생률은 10.2% 추정) 중 84%인 60만명 정도이다. 보통 경증·경중증 환자군을 말한다. 이제 60만명 정도의 비중증치매환자군에 대한 복용관리가 치매국가책임제 성공의 열쇠를 쥐게 됐다.
여기서 이미 치매환자에게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접촉하고 있는 장기요양종사자를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014년도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43만5000명) 중 치매환자는 23만6000명(이용자의 54.3%)이었다.
유 부연구위원은 14일 대구시 경북대에서 열린 '치매국가책임제에서 장기요양제도의 역할과 과제' 토론회에서 "치매환자에 대한 공적지원은 치매예방, 치료, 돌봄으로 나눠지는데 치료는 성공적인 복약관리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1일 3시간 내 여러번 방문하는 장기요양재가서비스 통합모델에서 치매환자의 복약관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매환자 복약관리 등 수준 높은 요양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도 방문형재가서비스제도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치매안심센터 운영 전에 진료요양복지 연계 구축 = 이런 복약관리체계는 올 12월 치매안심센터가 전국 205개소가 추가로 만들어지기 전까지 갖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이어 나온다. 전국 시군구별로 치매안심센터가 세워지고 센터 안에서 치매 고위험군(인지저하자)과 경증치매환자부터 지역의 의료기관에서의 진료, 장기요양의 서비스 혜택, 사회복지시설 활용 등 안내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려면 그 전에 복약관리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2007년 시범사업부터 고혈압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만성질환 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노인을 대상으로 만성질환 관리를 따라 치매질환 관리를 따로 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질환별로 관리제를 따로 두는 것은 매우 소모적이고 효율적이지 않다.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여러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치매환자들은 또 만성질환자일 가능성이 높다. 한 노인이 치매전담의사에게 가서 치매 진료받고 만성질환은 다른 의사에게 가서 진료 받아야 하는 모양새가 나올 수 있다"며 "초고령사회 대비를 위해서도 치매국가책임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진료영역에서의 노인주치의제적인 전담의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래야 복용관리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