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부양·경제성장 위해 도입

2017-08-30 11:49:25 게재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져

능동적인 주주 참여 확산

2010년 영국에서 제일 먼저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는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등 총 15개국에서 운용 중이다. 한국은 지난해 가입했고 올해 1월 '스튜어드십 원칙'을 발표한 미국은 2018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를 가장 활발히 이행하고 있는 국가는 영국과 일본을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싱가폴 등 아시아지역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확산되면서 능동적인 주주참여 형태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2014년 2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일본은 아베 정부의 사회책임투자 장려정책으로 급성장했다. 일본은 부진한 주주환원을 높여 증시를 부양하고 경제 전체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공적 연기금(GPIF)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조기에 도입하면서 금융기관 전체로 확산됐다. 도입 기관은 2014년 초 127곳에서 2016년 말 214곳으로 68.5% 증가했다.

일본 금융청(FSA)은 최근까지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하며 공적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책임과 의무 수준을 높이고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지난 5월 말 스튜어드십 코드 최종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자산운용사, 보험회사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주주총회의 의안에 대한 투표기록과 그 이유에 대한 공시,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준수하기 위한 이해상충문제 관리정책 공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일본 공적 연기금은 기관투자자들에게 기업지배구조 향상에 있어 스튜어드십 코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준수의무를 압박하고 있다. 올해 초 공적 연기금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향상이 수익률 향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의 향상은 전체 일본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투자수익률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이 일본 기업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일본 경제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일본 기업 전반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이어졌다. 토픽스(TOPIX) 기업 배당성향은 2014년 초 26.1%에서 2016년 말 30.3%로 상승했다. 배당 수익률은 2014년 초 1.67%에서 2016년 말 1.95%로 0.28%p 개선됐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고배당 종목들의 초과 수익도 뚜렷했다.

일본 증시 배당 ETF인 TSE Dividend Focus 100(1698 JP Equity)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수익률은 32.7%다. 벤치마크인 TOPIX 대비 8.2%p 평균 주가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초 일본 증시 조정 구간에서는 20.9%p 초과 수익을 보였다.

자본 효율 중요성이 부각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일본 기업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1%p 개선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배당과 자사주매입이 크게 증가했다는 특징이 있다.

2015년 배당금은 565억 달러, 2016년 자사주 매입금액은 30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TOPIX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2013년 각각 1.6%와 26%에서 2016년 2.1%와 34%로 개선됐다.

한편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투자 문화 변화의 계기로 인식하면서 큰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 이전 보수적인 투자문화에서 적극적 투자문화로 바뀌면서 일본 공적 연기금은 2014년 24%였던 주식투자 비중을 50%로 늘렸다"며 "이와 함께 기금의 공적 책임 강화와 사회책임투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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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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