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정희 문화비축기지 협치위원장

"시민이 예술가 … 누구든 공유·접목 가능"

2017-09-15 11:16:32 게재

운영전문가 개발·진화 지원

"지속가능 공원모델 만들 것"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공원이 될 거예요."

임정희(사진·문화연대 공동대표·연세대 겸임교수) 문화비축기지 협치위원장은 "문화비축기지는 공원(公園)이면서 공(共)원, 공(工)원이자 공(空)원"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의 공간이면서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면서 빈 곳을 채우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그는 "산업화시대 석유라는 물리적 에너지를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전환한다"며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같은 문화예술 공급처가 아니라 시민들 각각이 지닌 문화예술적 능력을 공감하고 접목시키는, 시민력을 자원으로 만드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문화 유형이 달라졌어요. 뮤지컬을 관람하는 대신 혼자 노래를 부르거나 함께 부르는 모임을 찾아가는 거죠. 문화를 통해 자존감을 키우고 스스로를 치유해요."

임정희 위원장은 "생활의 달인이라는 말처럼 누구나 문화·예술적 능력을 갖고 있다"며 "어찌 보면 생존에 가장 필요한 능력, 자기 삶을 가꾸고 돌보는 자체가 문화"라고 강조했다. 문화비축기지는 그런 시민들 취향을 모으고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그릇인 셈이다. 그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찾아와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펼치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하고 그 다음에는 문화 코디네이터로 활동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40개 팀도 스스로 의논해 일정과 공간 사용방안을 결정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전문가들이 시민들이 자원을 개발하고 진화시키도록 지원한다. 임정희 위원장은 "문화비축기지 운영팀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전문가들이 결합해있다"며 "시민 예술가가 다른 예술가 능력에 공감하고 서로의 능력을 접합시키는 건 물론 공동체를 형성하거나 상품개발 창업까지도 연계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숲 건축 조경 디자인 홍보 관광 등 여러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협치위원회는 시민들 의견을 듣고 모아내는 동시에 운영전문가들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면 지속가능성이 생겨요. 시민도 이제 서비스를 받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에요. 관리 책임과 의무도 있는 거죠." 임정희 위원장은 "도시공원이나 공유지는 시민이 주도할 때 비용이 가장 적게 들고 지속가능성이 높다"며 "문화비축기지는 능동적 공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작은 마을도서관과 방송국 실험실 등 소통을 위한 공간을 구상 중"이라며 생태적 공공 공원, 거리예술과 축제, 사회적경제를 통한 생산과 창업을 아우르는 새로운 공원 모범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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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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