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앤갤러리 윤설희&이재민 회화展

낯설지 않은 한국화와 정겨운 유화가 한 자리에

2017-11-13 22:27:40 게재

2008년 개관하여 국내외 중견 작가는 물론 신인 작가를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초대전, 기획전을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던 앤갤러리는 국내 미술 문화의 발전과 국제 미술계와의 교류 활성화에 역동적인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분당 율동공원 초입에 위치하여 누구에게나 열린 갤러리로 작품을 매개로 지역민들에게 예술과 교감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는 앤갤러리에서 11월 6일부터 시작한 회화전을 관람해보았다.

 

실험적인 수묵이 돋보이는 한국화
한국화를 전공한 윤설희의 작품들은 먹을 기본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실험적인 수묵을 통해 동시대적 미술로서의 한국화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진짜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어디로 갔을까요?’, ‘익숙한 풍경’ 등 화폭 안에 표현된 소재와 화풍도 무언가 낯설지 않고 전통적인 모필의 방식에서 벗어나 흐르고 묻어나는 담묵과 농묵을 표현한다. 특별히 ‘공간의 시간’이라는 작품은 장지에 구멍을 뚫고, 그것을 통과한 먹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 매우 새로운 시도로 해석된다. 먹이 작은 구멍들을 통과되며 만들어진 형태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12점의 작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작가 개인의 서사와 감수성이 관객에게도 과장되지 않고 차분히 전달된다.
작가노트를 통해 윤설희는 “의미 있는 공간의 재조합과 왜곡을 통해 우리를 통과한 시간에 대한 개인적인 사유를 화폭에 담아내고자 했다”며 “다시 방문한 유년시절의 장소는 기억 속의 그 곳과는 다르다. 흔들림 없어 보였던 공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와전되기 마련으로, 같은 장소에 머물렀던 개개인의 기억은 각기 다른 삶의 방식만큼의 오류를 안고 잔존해 있다”고 밝혔다.

 

엄마가 된 작가의 삼대에 걸친 이야기
서양화를 전공한 이재민 작가는 <The Egg>시리즈와 <The Stranger>시리즈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과 개성을 캐릭터화 된 누드 페인팅으로 표현해 왔다. 앤갤러리의 김희진 큐레이터는 “작가에게 여성의 누드는 타인의 본능을 비추는 거울이자 본인의 이야기를 반영하는 초상화였다. 이방인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미지와 혈연으로 이어져 서로에게 결코 낯선 이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보다 다채로운 작품들이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재민 작가는 얼마 전 딸을 낳았다. 아울러 어린 시절 어머니와 사별한 이야기와 함께 현재 어머니가 된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담담하고 아름답게 담았다. 작가노트를 통해 “엄마와 나와 딸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기묘한 고리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은 피와 피로 이어지는 유전자들의 끝없는 여행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취향을 내 일상에서 발견할 때 나는 놀라움을 느낀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재민 회화전의 전시명은 ‘HELLOW, MAMA’다.

<윤설희&이재민 회화展 전시 개요>전시개요

전시기간 전시장소 문의 비고
11/6~11/20
(일요일 휴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52번지 070-7430-3323 무료관람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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