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의정모니터링
김장하던 손으로 박수치라니…
"서울김장문화제 아쉬워"
지하철안전-민방위 연계
서울시의회는 의정발전과 선진의회 구현을 위해 만 20세 이상 시민 354명을 의정모니터 요원으로 위촉, 서울시 주요 정책이나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는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 내일신문은 시민들 우수 제안을 매달 게재한다.
"김장을 하는데 가수를 출연시켜 노래를 부르게 하고는 그걸 구경하라고, 박수도 치라고 하는 건 다소 억지스러워 보였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서울김장문화제에 참가했던 정순애(62·양천구 목동)씨는 웃지 못할 경험을 했다. 김장과 동시에 공연이 진행됐는데 사회자가 박수를 유도, 고무장갑을 끼고 양념을 버무리던 손으로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정씨는 "행사가 끝난 뒤에 했더라면 더 흥이 나고 모양새도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시의회는 최근 의정모니터링 심사회의를 열고 지난해 11월과 12월 시민들이 내놓은 의견 129건 가운데 정씨 등이 제안한 24건을 우수의견으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정순애씨가 경험한 서울김장문화제는 아쉬움 투성이였다. 단체 신청자들이 불참해 빈자리가 생긴 건 기본. 젊은층 상당수는 인증사진을 찍은 뒤 썰물 빠지듯 사라지기도 했다.
정순애씨는 "사회자가 김장 경험이 없는지 무리한 주문을 했고 김장을 하면서 재료를 담았던 상자를 동시에 치워야 해서 받는 분들이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싶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사 첫날은 서울시장을 비롯해 많은 기관·단체장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겠지만 둘째날부터는 현장 봉사자가 많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우(37·중구 충무로1가)씨는 민방위훈련과 지하철 안전교육을 연계하자는 제안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지하철 승강장에 적힌 '비상시 피난계단 사용법'을 봤는데 평상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이 비상시에 문구대로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며 "구호용품 보관함과 휴대용 비상조명등도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지하철 역사 내 안전장비 교육을 마련하고 성인 남성이 참여할 경우 민방위 교육·훈련을 면제해줬으면 한다"며 "비상시에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 외에 박기원(34·동작구 상도동)씨와 남복희(51·노원구 상계동)씨는 동물복지지도 구축과 연말 예산낭비식 정체불명 공사에 대한 제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부 앱을 통한 기부문화 조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보다 친절한 번역과 안내, 청계천 산책로 녹화, 동주민센터 등 공공시설 개방확대 등 20건도 우수의견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