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보건용 KF80 마스크로 충분"
초미세먼지까지 걸러 … 빨아 쓰면 성능저하
서울보건환경연 "일반용은 차단율 평균 46%"
연일 미세먼지 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약국이나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보건용 마스크로 '미세먼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마스크 50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차단 성능을 평가한 결과를 4일 밝혔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에서 분석한 제품은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건용(의약외품) 마스크 39종과 방한용 등 공산품으로 유통되는 일반 면제품 11종까지 총 32개 업체에서 만든 50종이다.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이들 제품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차단 성능을 평가하는 분진포집효율 시험을 진행했다. 분진포집효율은 공기를 들이 마실 때 마스크가 먼지를 걸러주는 비율을 뜻한다.
황사예방이나 방역 등 기능을 가진 보건용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과 성능을 인증하는 KF(Korea Filter) 표시가 돼있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보다 엄격한 기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F 표시 뒤쪽에 붙은 숫자는 성능을 나타내는 등급. 'KF80'은 먼지 입자를 80% 이상, 'KF94'와 'KF99'는 각각 94% 99% 이상 차단한다는 의미다. 숫자가 클수록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이들 보건용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기준 이상으로 차단한다. 'KF80'은 평균 86.1%, 'KF94'는 95.7%, 'KF99'는 99.4%였다. 실제 차단 성능은 훨씬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용 마스크 성능평가를 할 때 지름이 0.4~0.6㎛인 입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반면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는 지름이 각각 10㎛와 2.5㎛ 이하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거르는 장치는 마스크 중간에 있는 정전기 필터. 마스크는 여과 장치만 3~4겹인데 이 가운데 정전기 처리된 중간 필터가 미세먼지를 빨아들여 호흡기까지 닿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보건용 마스크를 주사전자현미경으로 1000배 확대해 관찰한 결과 정전기 필터 표면에 차단된 미세먼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건용 마스크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세탁을 하면 기능이 떨어진다. 비누로 손세탁을 한 뒤 다시 먼지 거름 실험을 한 경과 22.8% 가량 미세먼지 차단 능력이 감소됐다. 연구원은 정전기 흡착능력이 없어지거나 필터 조직이 물리적으로 손상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공산품으로 나온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 성능이 보건용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진포집효율 시험 결과 평균 46%에 그쳤다.
정 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1군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로부터 개인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마스크"라며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미세먼지는 물론 초미세먼지까지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