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이 전하는 수시합격 노하우_ 경희대학교 응용화학과 이인선 학생(신서고)
“점수 자존심과 화학에 대한 관심으로 목표 찾았어요”
대입에서 수시 전형 모집 인원이 2007학년도 정시모집 비중을 역전한 뒤 해마다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업역량과 동아리·봉사·진로 등의 비교과 활동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 모집의 30%를 넘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사가 됐다. 목동 지역 고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화장품에 대한 관심, 생화학연구원으로 연결
경희대학교 응용화학과에 네오르네상스 전형으로 합격한 이인선 학생(신서고 졸)은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 ‘화장품 연구원’이 되고 싶었다. 화학 시간에 실생활에 응용된 화학 사례를 배우면서 화학 과목에 매력을 느꼈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생활 속에서 소비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화학성분으로 관심 영역이 확장돼 ‘생화학연구원’이라는 꿈이 생겼다.
“평소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을 경험하면서 학생들이 쓸 수 있는 안전한 화장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화장품의 성분을 관찰하다 유해성분이나 발암물질에 관심이 생겨 가습기, 화장품, 세제 등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것 중 인체에 해롭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성분을 연구했어요.”
화학성분 중 파라벤과 옥시벤존이 연령이 어리거나 높을수록 위험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안심할 수 있는 화학약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안전과 행복한 삶을 책임지고 싶은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생화학연구원이라는 꿈에 확신을 가졌다.
의문에서 출발한 공부, 성적향상으로 이어져
사실, 생화학연구원이라는 꿈이 생기기 전 인선양은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 하지만 목표가 생기자 동기부여가 절로 됐다. 게다가 무작정 암기해 점수만 올리기보다 토론을 통해 원리를 깨우치는 공부법을 선택한 뒤 전 과목으로 이 공부법을 확대해 내신 성적 향상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예를 들어 생물 수업시간에서 혈액형에 대해 배울 때, 혈액형을 구분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교과서에는 혈액형 판별방법만 나와 있을 뿐 더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왜 RH식 혈액형과 ABO식 혈액형으로 구분하기 시작했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업이 끝나자마자 친구들에게 질문했고 그 자리에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수혈과정 중 혈액의 응집을 막기 위함’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인선양은 친구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혈액형 구분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뒤로는 꾸준히 의구심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 토론을 했고, 담당 과목 선생님을 찾아가 정확한 답변을 확인했다.
“사실 공부 목적이 좋은 점수였기 때문에 교과서만 잘 외워 성적이 잘 나오면 의문점은 시험이 끝난 후에 가져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학습이 아닌 단순 암기를 하는 노동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여기에 한 달 치 플랜을 미리 세우는 플래너 학습법으로 과목별 공부 분량과 동아리 활동, 그 외 비교과 활동의 시간을 분배해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토론 이용한 공부법, 수학에도 적용
원리를 깨우치는 학습법은 수학에 효과가 극대화됐다. 수학을 좋아했지만 심화 문제로 접근하기 힘들어지자 수학 자체에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연구원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과로 진학했기 때문에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수학은 정복해야 하는 과목이었다.
인선양은 수학을 정복하는 방법으로 자율동아리를 개설해 토론을 이용한 공부법을 선택했다. 수학학습동아리 ‘f(x)’는 이과생뿐 아니라 문과 친구들도 함께 참여해 수학적 개념에 대한 토론과 수학 문제의 여러 가지 풀이방식에 대해 토의하는 자율동아리다. 인선양은 이 동아리에서 회장을 맡아 수학이 어려워 문과로 진학한 친구들에게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친구들에게 해결 과정을 설명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수학 수업시간에 얻은 개인적인 문제풀이 방식을 문과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었고 덕분에 부원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하지만 응용문제에서는 여전히 설명하기가 어려웠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 개념을 토론을 통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게 됐어요.”
동아리에서 회원들은 수학 심화 문제를 풀고 자신만의 풀이방법을 회원들 앞에서 설명하는 발표 활동을 했다. 처음엔 논리적 오류가 자주 발생했으나 꾸준히 심도 있는 발표활동을 이어가자 수학적 예리함을 키우며 수학 문제 분석능력을 얻을 수 있었고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진로 탐색, 동아리에서 토요과학 실험까지
인선양은 자신의 진로를 찾기 위해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하는 진로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1학년 때 표준화심리검사에서 수학과 과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원과 같은 전문성을 보여주는 직업이 적성에 맞는다는 결과를 받았고, 교내에서 주최하는 수리 자연 논술대회와 STEAM 퀴즈대회에 출전해 재능과 흥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교내 1:1 맞춤형 진로진학컨설팅 프로그램과 서울진로직업박람회, 교내 토요과학 실험프로그램에도 참가하면서 화학과 연구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주최한 국립수목원 탐방, 과학실험, 진로 특강은 진로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3학년 때는 진학을 위한 학습동아리 ‘가온누리’를 만들어 화학과 관련된 진로 탐색으로 진로목표를 확신할 수 있었다.
“공부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목표였어요. 목표가 없었을 때는 공부하는 의미가 없더라고요. 점수에 대한 자존심과 화학에 대한 관심이 목표를 만들어 냈고, 이를 이루어내기 위해 공부라는 것을 하게 됐어요. 지금이라도 자신을 믿고 목표를 세운다면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