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지방선거-권역별 판세│인천 기초단체장 선거

옹진·강화까지 격전지로 변모

2018-06-05 11:03:37 게재

전통 보수텃밭 옛말 … 민주당 약진

10곳 중 민주 '7곳+α' 한국 '6곳 수성'

인천시 기초단체장 선거도 수도권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정당지지도 고공행진 영향을 받으며 대부분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 한 곳 한 곳을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 "강화·옹진·구도심 아리송" = 민주당이 겉으로 보이는 자세는 '겸손'이고 '부자 몸조심'이다. 시중에 떠도는 '10곳 중 8~9곳 승리' 설은 과도한 분석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인천시당에서 공식적으로 내놓은 전망은 '7+α'다. 전체적으로는 좋은 분위기이지만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강화·옹진과 구도심 지역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윤관석 인천시당위원장은 "과거 민선 5기 선거 때 야권단일화를 통해 얻은 8곳 정도가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런 겸손이 엄살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민주당이 강화와 옹진에서 이긴다는 것은 최근 고공행진 중인 정당지지율이 아니라면 쉽게 예상하기 힘든 일이다. 강화군수 선거에서는 최근 세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한국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못한 적도 있다. 옹진군수 선거에서는 세 차례 모두 한국당 소속의 조윤길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남북평화기류에 힘입어 민주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자 보수 진영의 집결이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관권선거 우려까지 불거진 상태다. 섬만으로 이뤄진 지자체인데다 민주-한국 후보 경쟁에 무소속 후보가 3명이나 돼 결과가 오리무중이다.

구도심 지역도 속사정은 다르다. 중구의 경우 김정헌 한국당 후보는 중구의원과, 인천시의원 재선을 거쳐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 현역 구청장도 한국당 소속이다. 반면 홍인성 민주당 후보는 이번이 첫 선거 출마라 인지도 면에서 열세다. 다만 공항신도시 영종하늘도시 등이 조성되면서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된 영종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영종도 유권자가 중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당 "현역 있는 곳 모두 이겨야" = 한국당은 6곳 수성이 목표다. 4년 전 민선 6기 때 이겼던 지역에서 이번에도 이기면 성공한 선거라는 얘기다. 중구·동구·서구·연수구·남동구·옹진군 6곳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중앙당의 무공천 결정으로 무소속에 내준 강화를 '+α' 지역으로 꼽고 있다. 민경욱 인천시당위원장은 "각종 내부 조사에서 희망 섞인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반적인 민심변화 추이로 보면 충분히 해볼 만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이 같은 판세분석이 현실로 되기는 쉽지 않다. 이흥수 동구청장 후보는 아들 채용청탁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중구와 남동구, 옹진군은 현역이 빠진 채 치러진다. 한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입장에서 확실히 이긴다고 장담할 곳은 한 곳도 없다"며 "민선 4기 때 투표결과가 재현될 수 있다"며 "한국당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무소속 변수도 잠복 중 = 마지막 변수는 배진교 정의당 후보가 뛰고 있는 남동구청장 선거와 이한구 무소속 후보가 나선 계양구청장 선거다. 객관적인 면에서 민주당에 뒤지는 모양세이지만 두 후보의 개인 경쟁력은 이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검증됐다. 배 후보는 민선 4기 때 야권단일후보로 추대돼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구청장에 당선됐었고, 이 후보는 두 번 시의원을 하면서 '일 잘하는 정치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편 인천시 기초단체장 선거는 민선 1기를 제외하면 여·야 균형을 맞춘 적이 거의 없다. 민선 6기 땐 '새누리당 6, 새정치민주연합 3, 무소속 1'이었다. 강화군수가 무소속으로 당선됐는데 새누리당 후보끼리 공천을 두고 경쟁하다 무공천 지역이 되자 각각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이다. 유권자 표심만 놓고 보면 결과는 7대 3이었던 셈이다.

민선 5기 땐 상황이 정반대였다. 민주당이 6곳에서, 민주노동당이 2곳에서 당선됐다. 반면 한나라당은 1곳, 무소속도 1곳에서 당선됐다. 민주당-민노당은 야권단일화를 했고, 무소속은 역시 강화군이었다. 결과는 8대 2였다.

민선 2·3·4기 때도 여·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우세했다. 민선 2기 땐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9곳,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1곳에서 당선됐다. 한나라당 후보는 한 곳도 이기지 못했다. 반대로 민선 4기 땐 한나라당 후보가 9곳에서 이겼고, 강화에선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열린우리당 후보는 당선자가 없었다. 민선 3기 때도 한나라당이 8곳에서 이길 대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중구·옹진 2곳에서 당선됐다. 민선 1기 때만 민주자유당과 민주당이 딱 5곳씩 나눠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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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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