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댐, 물고기 떼죽음 녹조 확산

2018-08-13 11:33:22 게재

수온 상승이 원인

최악 피해 가능성

계속되는 폭염으로 충청권 상수원인 대청댐에 비상이 걸렸다. 냉수어종인 빙어가 떼죽음을 당하고 녹조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2일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충북 옥천군 군북면 일대 대청호에 몸길이 4∼6㎝의 빙어가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떠오르고 있다. 죽은 빙어는 군북면 일대 5㎞ 수역을 가득 뒤덮었다.

빙어는 12∼18도의 차가운 물에서 사는 대표적인 냉수어종이다. 수온이 25도 이상 상승, 물속 산소량이 줄어들면 폐사 가능성이 커진다. 이 지역 수온은 폭염 이후 표면이 34∼36도, 수심 1m 지점은 30도 정도다.

매년 발생하는 녹조도 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8일 대청호 3개 수역(문의 추동 회남) 가운데 문의수역에 대해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관심' 단계는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당 1000개를 2회 이상 넘었을 때 발령한다.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문의수역은 7월 30일 5874개, 8월 6일에는 8036개를 보였다. '경계' 단계인 1만개에 육박하는 숫자다.

환경청은 대청호 조류증식이 6월 중순에서 7월 초 강우에 의해 오염물질이 다량 유입됐고 이후 계속된 폭염으로 수온이 30도 이상 상승하면서 조류가 번식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8월 중순까지 비가 없는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추가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 확산이 예상되는 이유다.

빙어는 대표적인 냉수어종이다. 수온이 30도를 넘기면서 1차 피해가 빙어에 집중됐다. 하지만 대청호 어민들에 따르면 이미 잉어 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기상청 예보처럼 폭염이 지속될 경우 빙어에 이어 다른 물고기도 떼죽음에 이를 수 있다. 가장 폭염이 심했던 1994년 때도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가 대청호를 뒤덮었다. 충북도에 따르면 1994년 기점으로 대청호 어장이 망가졌고 어획량은 1/4 토막 났다.

녹조도 심상치 않다. '관심' 단계가 발령된 문의수역은 '경계'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고 6일 세포수 4600개를 보인 회남수역도 13일 조사결과 '관심'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수돗물이 도마에 올랐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수돗물이 안전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대청호 내 취수구 위치를 녹조가 없는 표층 10m 아래로 하고 정수장에는 활성탄 처리 등 정수처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오염물질의 유입이 최소화되도록 현장순찰을 강화하는 등 오염원 관리·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조류 분석결과는 물환경정보시스템(water.nier.go.kr), 수돗물 검사결과는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waternow.go.kr)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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