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구 22%, 연금소득 '전혀 없어'

2018-10-08 11:27:34 게재

은퇴가구 주요소득원은 공적연금 … '3층 연금' 가입자는 3%에 불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해가 갈수록 은퇴가구의 연금소득 비중이 높아져가는 가운데 은퇴가구 4가구 중 1가구는 연금 소득이 '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낸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가구의 22%는 연금소득이 전혀 없으며 겨우 3%만이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연금을 모두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중 1개에 가입한 가구는 52%로 월 98만원을 수령하고 있으며 2개에 가입한 가구는 23%로 월 154만원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층 연금에 모두 가입한 가구의 월 수령액은 234만원으로, 연금 1개 가입 가구의 월 수령액보다 136만원이 많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소득 중 연금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반면 과거에 비해 근로소득 비중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소득 구성 변화 추이를 보면 연금소득 비중은 △2014년 27% △2016년 38% △2018년 43%로 꾸준히 증가했고 근로소득 비중은 △2014년 22% △2016년 10% △2018년 11%로 낮아졌다.

항목별 월평균 소득을 보면 은퇴가구의 주요 소득원은 공적연금이었다. 총소득 219만원 중 공적연금이 63만원(공무원, 군인, 교원 응답자를 제외시 52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이 부동산 소득, 가족, 친지의 사적 지원금, 근로소득 등의 순이었다.

연금이 은퇴가구의 주요 소득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연금소득이 충분한 재원이 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기구에서 권고하는 적정 연금 수준은 은퇴 직전 소득의 70% 정도지만 국내 은퇴가구의 연금소득은 은퇴 직전 소득의 30%를 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사적연금의 비중을 지금보다 늘려 은퇴 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소득흐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퇴 후 소득이 은퇴 직전 소득의 54% 수준에 불과하고, 현재 생활비 지출 수준이 은퇴자들이 생각하는 '필요 최소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가장 많은 은퇴자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은퇴 전으로 돌아간다면 '자산관리'에 시간을 더 쓰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50~60대에 비해 70대 은퇴자들 사이에서 자산 관리를 선택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은퇴자들은 재무적 은퇴준비나 자산 증식에 가장 큰 아쉬움을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아쉬움은 은퇴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커져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적 어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은퇴가구는 거주주택이 총자산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자산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 거주주택을 활용하는 주택연금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를 보유한 은퇴가구 중 62%는 주택연금을 이용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주택연금으로 받는 금액이 생각보다 적다(29%)', '집을 담보로 하는 게 마음에 걸린다(28%)'는 점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주택연금을 활용할 의향은 2016년보다 증가했는데도 거주주택의 상속 니즈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주택연금 활용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고 있으나 제도적 실효성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 보고서는 25~74세 총 2453명(비은퇴자 1953명,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은퇴준비 현황 및 인식, 은퇴 후 생활모습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 분석한 것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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