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의 금융교실
좋은 습관과 금융상품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젓가락 두 짝이 똑같아요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윷가락 네 짝이 똑같아요♬" 귀에 익은 동요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의 한 소절이다.
그런데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다른 경우도 있다. 바로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다.
'Price 2.0'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상품=같은 가격"이라는 '고정된 가격체계(Price 1.0)'와 달리 하나의 상품에 다양한 가격이 제시되는 새로운 가격체계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까 '정가'가 없고 같은 상품이라도 고객마다 지불하는 비용이 천차만별이라는 얘기다.
같은 상품, 다른 가격
금융상품도 마찬가지다. 보험상품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어린이보험에 가입 후 둘째를 출산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다자녀 할인제도'나 연금보험 계약을 5년 넘게 유지하면 보험료를 낮춰 주는'장기유지할인제도'가 그것이다. '가족할인 제도'도 있다. 가족이 동일한 보험에 동시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10%가량 할인해준다. 가족이 단체로 여행을 가는 경우 동일한 여행자보험 상품에 함께 가입하면 각자 서로 다른 상품을 가입할 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부 보험회사는 여행자보험 외에도 질병보험이나 상해보험에 대해서도 가족할인 제도를 운영한다. 한마디로 똑 같은 보험상품에 가입해도 보험료가 가입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은 좋은 습관이 돈이 되는 시대다. 보험회사들이 안전운전이나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가입자에게 보험료 할인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질병이나 사고위험이 적다고 보는 것이다.
예컨대,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에 탑재된 '운전습관 서비스'는 과속 등 주행 습관을 점수로 계량화해 알려준다. KB손해보험은 500km 이상 주행 시 안전운전 점수가 일정점수(61점) 이상이면 운전자보험의 보험료를 최대 10%까지 할인해준다.
AIA생명의 <100세시대 걸작 건강보험>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걸음 수를 측정해 가입 후 1년이 되는 시점에 1만포인트를 달성하면 보험료를 최대 10% 할인해 준다. 하루에 7500보를 걸으면 50포인트, 1만2500보 이상 걸으면 100포인트가 쌓인다. '걸작'은 "걸으면 보험료가 작아진다"는 뜻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좋은 습관을 들이면 보험료 할인이라는 보상을 받는 셈이다.
좋은 습관에 대해 할인혜택이 아니라 금리를 더 얹어주는 금융상품도 있다. KEB하나은행은 걸음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도전365적금>
을 판매하고 있다. 또
<행복. 건강 s-라인적금>
은 가입기간 동안 건강·다이어트 생활서약서를 작성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마라톤이나 걷기 대회 참가(증), 운동관련 수강증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금리를 우대해준다.
신한은행의
<헬스플러스 적금>
도 건강관련 목표달성에 성공하면 우대금리(연 0.1%포인트)를 지급한다. 목표는 만기 하루 전까지 10만보 이상 걷기, 세끼 식단 또는 수면 패턴 10일 이상 기록하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은행의
<위비 꾹 적금>
도 가입자가 다이어트나 금연 등의 건강과 관련된 목표달성에 성공하면 우대금리를 붙여준다. 특히 목표달성에 성공했을 때 '꾹 입금' 버튼만 누르면 돈이 자동으로 통장에 적립되는 방식이어서 편리하다. 모두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우대금리를 제공해서 가입자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끔 격려해주는 금융상품이다.
KB국민카드의
<가온 워킹업카드>
도 측정된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자동으로 적립해준다. 전월 걸음수가 30만보 이상이고, 전월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 국내 모든 가맹점을 이용할 때 월 최대 1만점 범위 내에서 이용금액의 2%포인트가 추가로 적립된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걷기'습관을 들이면 카드포인트를 손쉽게 쌓을 수 있다는 얘기다.
흔히 습관을 제2의 천성이라고 한다. 한 번 몸에 배면 바꾸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 영어의 '습관(Habit)'은 본래 '옷'을 의미한다. Habit은 라틴어 '하비투스(Habitus)'에서 유래했다. 하비투수는 중세시대에 수도사들이 입던 옷이다. 이후 규칙적인 생활의 대명사격인 수도사들의 일상에서 '습관'이라는 뜻을 갖게 됐다. 다시 말해 습관은 옷을 입는 것이다. 낡은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듯이 습관도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얘기다.
많이 걸으면 우대금리
정유년 한 해가 저물었다. 새해 첫날이면 일출명소는 늘 올해의 첫 태양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오늘 노을을 펼치며 서산을 넘는 해와 내일 동녘서 떠오르는 해가 다를 리 없음에도 우리는 새해 첫날 솟는 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작년보다 나은 한 해가 되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열두 달 새로운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새해란 묵은 해와 다르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를 돌아보며 드는 아쉬움은 그만 떨쳐버리자. 우리 앞에 붉은 해가 다시 떠오르고 있지 않은가!
새해에는 좋은 습관과 친해져서 건강과 안전, 그리고 보험료 할인혜택과 우대금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면 어떨까?
박철 KB국민은행 인재개발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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