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의정모니터링
"대형 쇼핑몰 주차장, 이웃과 공유하자"
'급식카드=상처카드' 의견도
서울시의회는 의정발전과 선진의회 구현을 위해 만 20세 이상 시민 237명을 의정모니터 요원으로 위촉, 서울시 주요 정책이나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는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 내일신문은 시민들 우수 제안을 매달 게재한다.
대형 쇼핑몰이 폐장 이후 인근 주민과 주차장을 공유하면 어떨까? 주택가나 아파트단지 내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서 대형 쇼핑몰과 주차장 공유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서울시의회는 12월 의정모니터링 심사회의에서 시민들이 제안한 87건 가운데 13건을 우수의견으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 주차공간을 야간시간대 활용하자는 의견은 노원구에 사는 김해경(58)씨 제안이다. 김씨는 가구당 2~3대씩 차량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주택이건 아파트건 주차공간 확보가 어렵다며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특히 야간에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2중 3중 일렬 주차하는 현상이 잦은데 대형 쇼핑몰 주차장은 폐장 이후 텅 비어있다는 얘기다.
김씨는 주차요원 등 야간시간대 근무할 직원 채용과 주차시비 도난 등 각종 사고를 우려하는 쇼핑몰 입장도 감안, 지자체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간 주차단속 정리요원 등 고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받고 유상 개방하면 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공헌도 하고 정부 일자리창출 정책에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 역시 주차장을 야간에는 지역 주민과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천구에 사는 최재혁(29)씨는 결식아동 급식지원을 위한 꿈나무카드가 아이들에게 또한번 상처를 준다는 점을 지적했다. 카드에 꿈나무카드라고 명시돼있어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 사용할 때마다 쭈뼛거리게 된다는 얘기다. 최씨는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계산하는 점원이 자신을 가난하다고 여기는 건 아닌지 귀찮아하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꿈나무카드라도 일반 카드처럼 디자인을 하고 뒷면 혹은 작은 글씨로 복지카드라고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창 민감한 아이들에게 '가난'이라는 낙인이 찍힌 게 아니라 정당한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마음을 심어줄 것"이라며 "매끼 식사를 편하게 할 수 있을 뿐더러 행여나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평구에 사는 박인자(56)씨는 최근 종로구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를 염두에 두고 취약계층에 화재경보기를 지원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특히 홀몸노인 다수가 가스요금을 아끼기 위해 동절기에 난방 대신 전기장판을 사용하고 있어 화재에 무방비라는 지적이다. 그는 "서울시가 나서 화재 예방법을 공유하고 화재경보기나 소화기를 설치, 추운 겨울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화재에 대비해야 한다"며 "치매환자나 몸이 불편한 홀몸노인은 물론이거니와 이웃들에게도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