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사람들'(국시모)은 구례용방 생태통로 훼손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도 19호선상의 전남 구례군 용방면 죽정리 산24-14에는 너비 30m의 생태통로(구례용방 생태통로)가 있다. 동물들이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이동해야 할 이곳은 최근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나무데크와 계단 공사가 한창이다.

국시모는 "구례군은 구례용방 생태통로에 사람의 접근을 유인하는 나무 데크와 계단공사를 하고 있다"며 "이는 생태통로의 의미와 역할, 기능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공사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생태통로에 사람을 유인하는 시설을 만들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주민소득을 증대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며, 인근에는 굴다리가 있어 사람 이동이 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생태통로 중앙부가 30m이상일 경우에는 흙길로 3m이내 보행자길을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구례용방 생태통로의 경우 아예 데크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국시모는 "구례용방 생태통로 답사 결과, 고라니 멧돼지 너구리 등의 발자국과 똥, 뼈(멧돼지 상악골 등) 등을 발견했으며 생태통로와 연결된 언덕에서는 야생동물의 길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야생동물들이 국도 19호선을 오가는 수많은 차량을 피해 구례용방 생태통로를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국시모는 또 "구례용방 생태통로와 관련해 중앙부처인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구례용방 생태통로 훼손 현장 조사, 관련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한 원상 복구해야 한다"며 "지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법 개정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국토부 등 관계 부처와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지자체 등이 생태통로를 만들 때 사전에 환경부장관 등과 협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도록 제도 보완을 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