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뛰놀 때, 부모는 '독박육아' 고민 던다

2019-02-19 11:01:15 게재

영등포구 공동육아 공간 '맘(心)든든센터'

신길4동 공공청사에 첫선, 2월중 4곳 확충

"여길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같이 놀아요."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 육아종합지원센터 3층. 올해 유치원을 졸업한 소윤·예린·현아(7·신대방동)가 미끄럼틀과 투호놀이에 빠져있는 동안 한쪽에서는 엄마들이 초등학교 입학 준비 얘기에 여념이 없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시설을 둘러볼 겸 보육현안을 주제로 부모들 의견을 듣기 위해 방문하자 아이들이 먼저 반색하며 각자의 요구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서울 영등포구가 신길4동을 시작으로 권역마다 공동육아 공간인 맘든든센터를 마련한다. 채현일 구청장이 영등포육아종합지원센터 3층에 자리잡은 맘든든센터 1호점을 찾은 어린이와 부모를 만나 시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사진 영등포구 제공


영등포구가 부모들 육아부담을 덜기 위해 아이들 놀이와 부모들 소통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아이들이 마음 편히 부모는 마음 든든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육아공동체 공간 '맘(心)든든센터'다. 태부족인 영유아 놀이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독박육아'를 호소하는 부모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도록 한다는 취지다.

영등포구 주민 36만여명 가운데 0~7세 영·유아는 5.85%다. 이 아이들과 보호자를 위해 눈길을 돌린 시설이 맘든든센터다. 신길4동 육아종합지원센터 3층 공간을 새롭게 꾸며 1호점을 마련, 지난 11일 개소식을 열었다. 신체활동을 위한 놀이시설과 오감을 자극하는 장난감을 비치한 영유아 놀이존, 젖먹이와 엄마를 위한 수유실, 공동체공간인 도란도란존을 배치했다. 채현일 구청장은 "맘든든센터는 엄마(mom)가 아니라 마음(心)이 든든한 공간"이라며 "아이들 손잡고 마음 편하게 찾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부모들이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맘든든센터는 미취학 아동 돌봄과 보호자 자조모임·교육에 중점을 둔다. 첫 부모교육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주민들을 위한 '초등전이 워크숍'이다. 아이들이 학교라는 낯선 공간에서 느낄 부담감을 미리 예측해 자녀에게 도움을 주도록 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과정이다.

한 영 구 보육지원과 주무관은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 역할도 변화돼야 아이가 한층 성장할 수 있다"며 "수요조사를 통해 자조모임과 보육 부모교육·상담을 위한 다양한 과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공공시설 일부를 할애해 권역별로 맘든든센터를 확대할 계획이다. 영등포동 자치회관 내 작은도서관, 당산1·2동 장난감도서관을 새롭게 꾸며 이달 안에 2~4호점을 개소한다. 하반기에도 2곳 추가한다.

한꺼번에 최대 40명 가량 이용할 수 있는 각 센터에는 운영요원을 배치해 아이들 안전을 챙기고 별도로 각종 프로그램 인력을 둘 예정이다. 조은선(42) 초등전이 워크숍 간사는 "엄마들 마음이 든든해야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교육도 잘된다"며 "부모들이 모여서 마음 터놓고 얘기할 공간이 생겨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이웃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고 구에서는 부모 동아리 강사를 마을공동체 예산으로 지원, 지역사회 변화를 이끄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등포구는 최근 재개발 등으로 인해 젊은 부부들이 몰리고 있는 점을 감안, 맘든든센터를 비롯해 쾌적한 보육환경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도 그 중 하나. 지난해 13곳을 늘린데 이어 올해는 9곳을 추가한다. 지난해 7월에는 어린이집 차량 갇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역에서 운행 중인 모든 통학차량에 안전장치를 설치했다.

올해는 아동 실태조사 용역을 시작으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추진한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맘든든센터가 부모와 자녀가 소통하고 어울리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며 "다양한 부모교육 공동육아 과정을 마련해 아이들은 행복하고 부모는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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