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항구는 미세먼지 88% 줄여

2019-03-14 11:03:44 게재

2006년부터 청정대기 행동계획 실천 … 한국도 특별법 제정

미국 서부의 대표적 항만인 로스앤젤레스(LA)항이 항내 미세먼지 감축에 나서 11년만에 88%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항만내 미세먼지 감축에 나섰다. 국회는 13일 본회의에서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안'을 처리해 선박 하역장비 항만출입화물차 등 항만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통합관리를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했다.

◆항만미세먼지 저감, 미국 등 앞장 = 지난해 부산항만공사가 '나인에코'에 의뢰해 조사한 '부산항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LA항은 항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관리하기 위해 2005년 청정대기행동계획(CAAP)을 계획, 2006년부터 오염물질 배출목록을 작성하고 배출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매년 실시했다. 또, 항만 내 배출원인 선박(외항선, 유도선) 화물취급장비 철도 화물자동차를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한 결과 LA항은 2005년에 비해 2016년 미세먼지(PM)가 88% 감소했고,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은 각각 82%, 72% 줄었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19% 늘었는데 이는 화물량이 증가해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LA항은 지난해 '아시아 화물·물류 및 공급망 시상식(AFLAS)'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항만에 수여되는 '최고의 친환경항만'에 선정됐다.

LA 뿐만 아니다. 미국은 중앙정부의 친환경 항만정책을 통해 △적정 기준 이상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운송수단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고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트럭과 하역장비 도입 및 화물처리 인프라 확대 등을 실시하고 있다.

선진국의 이런 흐름은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흐름에 일찍 반영됐다. IMO는 1970년 이후 선박에 의한 오염방지를 위한 국제협약(MARPOL)을 채택하면서 이산화탄소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 감소를 추진했고, 지난해에는 2050년까지 국제해운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과학잡지 네이처지는 2016년 국제항구도시들의 대기오염 심각성을 보고해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 "2022년까지 항만미세먼지 50% 감축" =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가장 큰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고 외교쟁점으로 확산됐다.

13일 국회를 통과한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안'은 지난해 8월과 11월 강병원 의원(서울 은평구 을), 김도읍 의원(부산 북·강서구을)의 대표발의로 제안됐다. 법안은 미세먼지특별법 수도권대기법 등 육상 중심의 미세먼지 대책과 함께 항만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마련돼 주목된다.

법은 해양수산부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항만구역, 어항구역, 영해·내수·접속수역 등 항만지역을 적용 범위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지속적인 실태조사 등을 바탕으로 항만지역 등의 대기질 개선을 위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해야 한다. 황산화물 배출규제해역과 저속운항해역을 지정하고, 항만하역장비의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신설하며, 노후 자동차의 항만출입을 제한하는 등 항만지역 등의 3대 미세먼지 배출원(선박, 하역장비, 화물차)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박 등 친환경 선박 구입을 의무화하는 한편, LNG 야드트랙터 등 친환경 하역장비 보급을 지원한다. 항만시설과 선박에 육상전원공급설비와 수전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친환경 항만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내용도 담았다.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항만지역 등에 종합적인 미세먼지 관리체계를 만들어 2022년까지 항만지역 미세먼지를 2017년보다 절반 이상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