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류명기 서울 금천구의회 의장
매일 10㎞ 뛰며 지역문제 해법 고민
의전용 차량·휴대전화 반납
"정치인 군림않고 봉사해야"
"전날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아침 1시간씩 안양천변을 10㎞씩 뛰어요. 몸 상태가 좋으면 조금 일찍 나서서 20㎞를 뛰죠."
류명기(사진·더불어민주당·금천구 라) 서울 금천구의회 의장은 일찍부터 '마라톤 아저씨'로 불렸다. 42.195㎞ 완주를 비롯해 3시간 벽을 깨고 세계 대표 대회인 보스톤마라톤대회 출전까지 금천구 '최초' 기록 보유자이자 체육부문 금천구민상 수상자다. 1990년대 후반 구제금융 당시 자신이 다니던 회사 회생을 위해 마라톤대회에 출전, 전국적으로 조명을 받기도 했다. 그는 "골목을 누비고 많은 주민들을 만나야 하는데 하루 1~2시간 달리면 체력적·정신적으로 무장된다"며 "머리를 비우고 지역문제 해법을 고민하는 시간도 된다"고 말했다.
마라톤을 계기로 지역사회에 이름이 알려졌고 그는 봉사로 화답했다. 매월 2·4주 토요일 복지관을 찾아 급식 배식봉사를 하고 다음날은 다른 기관에서 급식봉사를 한다. 벌써 10년, 8년째다. 부인과 함께 호스피스병동을 찾아 환자복과 침대시트 베갯잇을 다리는 봉사도 한다.
구의회에 입성한 2014년부터는 경찰서와 협의, 지역구인 시흥2·3·5동에서 매일 교통봉사를 해왔다. 의장이 된 뒤 주 3회로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출근시간대 교통이 복합한 곳에서 주민들을 만나며 마을버스 등 교통 관련 민원을 듣는다. 마을버스 노선 연장이나 증차, 막차시간 조정 등은 그 성과다. 류 의장은 "미용실 문턱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를 보고 정류장에 의자와 가림막을 설치했다"며 "서민들 어려운 삶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군림하지 않는 주민의 대변인·봉사자'. 오래 전 지역 정가에서 '막내' 생활을 할 때부터 그는 정치인에 대한 과도한 의전을 보며 "특권·권위의식을 내려놓겠다"고 다짐해왔다. 지난해 의장 전용차량과 업무용 휴대전화를 반납, 실천에 옮겼다. 연간 절약되는 차량 관리비만 2000만원이다. 8대 의회 첫 공식활동도 '1일 환경미화원 체험'이었다. 류명기 의장은 "주로 걷고 필요하면 의회 공통차량을 이용하는데 사실 다른 의원들이 볼멘소리도 한다"고 웃었다.
하지만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눈은 여전하다. 해외연수 물의나 공무원 폭행 등 '갑질'이 여전해서다. 그는 "지방의회나 지자체 모두 주민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해 협조해도 부족한데 안타깝다"며 "공무국외여행규칙을 보완하고 윤리강령을 철저히 이행하는 동시에 역량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류명기 의장은 "의원 개인의 자질문제도 있는데 이는 공천과정을 투명하게 하면 해결된다"며 "시대·국민은 변화하는데 정치인이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