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지역경제 자립을!│③ 전북 IT문화
IT와 유·무형 문화유산이 만났다
온라인 플랫폼 '엔픽' 구축 … 문화 관광 예술 체험서비스 풍성
전북 군산은 지역소재 대기업의 존폐가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2018년 5월 한국GM 군산공장 철수는 지역주민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군산에는 한국GM 협력회사만 해도 136곳, 관련업체 종사자는 1만7000명에 달했다.
어느 지역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CB)' 사업 활성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CB는 대기업·제조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주민이 지역을 기반으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김병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지역산업단장은 "내년부턴 CB사업이 사회적경제혁신성장사업으로 확대 개편된다"고 밝혔다. 대학과 연구소가 주관해온 기존 방식은 기업의 기술수요를 충분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현장의견을 반영해 사회적경제기업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김 단장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R&D,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일반 중소중견기업과의 공동 R&D도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빅데이터 분석기술 개발 = 전북은 △전주 한옥마을 △군산 근현대사박물관 △김제 아리랑문학관 △새만금 △변산반도 등 문화자원이 풍부하다.
또 판소리, 농악, 악기장(전통 국악기를 만드는 장인) 등 94건의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사회적경제기업과의 연계체계도 미흡했다.
이에 전북은 CB사업 아이템을 'IT문화'로 정하고, 사회적경제기업 생태계 조성과 지역경제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IT문화분야 온라인 플랫폼(www.jbtour.kr) 구축과, 기술개발·콘텐츠 제작지원을 통한 규모 확대(Scale-up)에 나선 것이다.
전북경제통상진흥원을 주관기관으로 전주비전대 산학협력단,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전북사회적경제연대회의가 컨소시엄형태로 참여해 연구개발(R&D)과 비R&D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김지영 전북경제통상진흥원 담당관은 "전북에 있는 문화·관광·예술·체험분야 123개 사회적경제기업 중 홈페이지를 구축한 곳은 약 40개 기업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이들도 개별 홍보에 그치다보니 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홈페이지가 있는 기업과 도내 문화·체험활동 상품을 온라인플랫폼에 모아 예약 및 할인, 간접경험이 가능한 증강현실(AR),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R&D를 통한 기술개발, 콘텐츠 제작지원 사례도 눈길을 끈다. 지오펜싱(지리적 GPS울타리를 설정해 울타리 안 이용자의 출입현황을 알려주는 기술), 신규 방문자와 재방문 횟수, 체류시간 등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전북지역 대표관광지(14개 권역)를 거점으로 코스개발, 기업간 연계 등 콘텐츠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 중요성 인식 = 전북경제통상진흥원과 전주비전대 산학협력단은 문화관광여행분야 40개 기업을 발굴해 전주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지 한옥마을 디지털화에 성공했다.
개인용 디지털비디오 녹화장치(PVR) 70개, 포토툰(사진을 찍은 후 그 사진으로 스토리를 만드는 것) 40개를 제작해 관광객들이 쉽고 간편하게 한옥마을을 검색하고, 디지털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또 42개 사회적경제기업과 관광지 60곳의 DB를 구축, 체험상품을 개발하고 마을기업·협동조합의 상품을 판매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 부분이 집약된 곳이 온라인 플랫폼이다. 플랫폼 명칭은 '엔픽'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게 체험-관광코스 n개를 고른다(pick)라는 뜻이다.
사이트를 방문하면 △레저·스포츠 △테마파크 △투어관광 △스파온천 △체험학습 △축제 △공연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다.
이중 레저·스포츠를 클릭하면 임실치즈테마파크 4D체험관, 무주 레프팅·서바이벌, 군산 스카이 선라인, 장수 승마체험, 군산 선유도유람선 등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예약이 가능하다.
테마파크로 들어가면 고창학원농장 100일간의 꽃잔치, 부안 누에타운, 익산 곰개나루, 남원 광한루원, 무주구천동 33경 등에 대한 소개가 펼쳐진다. 체험학습 코너에는 전주비빔밥 만들기, 김제 농작물수확, 군산 공예체험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엔픽 방문자수는 올해 누적 5만1040명, 페이지뷰는 24만8211회로 점차 대중에게 알려지고 있다.
문용규 전주비전대 교수는 "CB 활성화사업을 계기로 사회적경제기업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비R&D 부문은 사회적경제기업과 융복합 사업을 통해 지역축제와 연계하고, 문화 관광 예술 체험분야 공연·문화행사를 정례화했다"고 소개했다.
전북에선 2018년 CB사업을 통해 95개 수혜기업을 대상으로 매출 약 78억원(비R&D 부문 75억원)과 고용 100여명의 경제적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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