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의정모니터링

임산부 좌석에 '양보 신호등' 반짝

2020-01-13 11:15:10 게재

사물인터넷 활용 제안

서울시의회는 시민 여론 수렴과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 20세 이상 시민 237명을 의정모니터 요원으로 위촉, 서울시 주요 정책이나 의정활동 관련 의견을 자유롭게 듣고 있다. 내일신문은 매달 선정한 우수 제안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임산부를 위한 지하철 내 전용좌석 이른바 분홍의자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단순한 홍보전만 진행할 것이 아니라 좌석을 양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신호등'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서울시의회는 의정모니터링 심사회의에서 12월 시민들이 내놓은 제안 57건 가운데 9건을 우수의견으로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지하철 임산부 전용석 개선은 양천구에 사는 윤종철씨 의견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좌석을 비워두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어서다. 혼잡시간대에도 임산부 탑승과 무관하게 주변 시선 때문에 앉기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거나 정작 초기 임산부는 이용이 어렵다는 등이다.

윤씨에 따르면 부산도시철도에서 설치한 '핑크라이트'는 이같은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전용 기기를 소지한 임산부가 분홍의자 1~2m 이내에 있으면 좌석에 부착된 수신기가 분홍 불빛을 내뿜는 형태다. 서울에서도 성동구가 마을버스에 같은 체계를 도입했다. 그는 "초기 임산부를 알아보지 못해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불상사를 방지하면서도 좌석 회전율을 높여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종철씨는 "서울교통공사는 운영규모가 커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시민 불편 해소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로구에 사는 신미성씨는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동물을 입양할 경우 보험이나 건강관리 측면에서 혜택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가 동물보호 전문시설을 마련하면서 내걸었던 '유기동물 안락사 제로, 입양 100% 실현'이라는 목표에 한걸음 가까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신씨는 입양 전·후 교육 이수, 3회 이상 상담과 만남 등 '입양 전 점검항목'을 들며 절차가 시중 애견가게나 동물병원보다 까다로운 반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입양자에 대한 혜택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1~2년 정도 정이 들고 적응할 때까지, 다시 버려지지 않을 시점까지는 의료지원이나 건강검진 등 혜택을 제공했으면 한다"며 "반려동물 문화가 변화할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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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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