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4.15 총선, 이것이 변수다 | ③ 평등·공정·정의
부동산·젠더·세습·차별 … 시대공감 역행하면 '역풍'
공천·인사 등에 여론 크게 움직일 가능성
총선 가까울수록 파괴적 … "한방에 간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내놓은 일성은 시대정신을 잘 읽은 문장들로 평가됐다. 이제 이 말들이 나온 지 2년 8개월여가 지났다. 외침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21대 총선에서는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평등, 공정, 정의가 가늠자가 될 수 밖에 없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 회의에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을 '계속 심사자' 명단에 올렸다. 검증위는 "김 전 대변인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기부 내역 등이 포함된 자료를 제출해 소명했다"면서 "검증위는 소명 내용중 추가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보고 이를 현장조사소위원회에 회부해 확인토록 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에도 검증위는 부동산 논란과 관련한 소명자료 제출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김 전 대변인을 계속심사 대상에 올려놨다.
김 전 대변인은 21대 총선에서 전북 군산에 출마할 계획이다.
민주당 검증위가 이같이 신중한 이유는 여론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흑석동 상가 투자 과정에서 정보 입수와 대출 확보 등이 부동산투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이를 용인할 경우 여론 역풍이 예상된다는 우려다.
문재인정부가 연초부터 대통령까지 나서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해놨고 청와대를 비롯한 고위공직자, 심지어 총선 출마자들의 '1가구 1주택'을 강제하며 2주택, 3주택자의 경우 사실상 매각을 강요하는 서약서를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이 이어지고 있어 김 전 대변인의 부동산 투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가의 부동산 투자와 대규모 차익실현 자체가 불공정과 부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이 여권에 큰 부담이다.
이날 김해영 최고위원의 문희상 아들 석균씨 출마에 대한 발언 역시 '공정'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경선룰은 '권리당원 50%, 일반국민 50%'로 구성된다"며 "그런데 지역위원장은 평소 당원을 조직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경선 시 권리당원 부분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부모가 지역위원장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 자녀가 지역위원회의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면 실질적으로 당내의 다른 인물이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달리 정치권력의 대물림에 대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저는 당의 청년기구 의장으로서,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 다음 임기에 바로 그 자녀가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것은 국민정서 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문석균 의정부갑 위원장의 출마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역구는 전략공천지로 확정됐으나 경선 가능성이 열려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당에서는 벌써부터 '아빠찬스' 프레임으로 여론을 환기시키고 있다. '세습공천' '아빠찬스'는 '평등하지 않은 출발선'과 '공정하지 않은 과정', '정의롭지 않은 결과'를 낳는 대표적인 행태로 지목받고 있다.
입시과정에서의 불공정한 행위로 재판이 진행 중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계속 소환하는 것도 강도 낮은 여당 지지층을 이탈시킬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인사수석실 산하 균형인사비서관에 김미경 전 법무부 정책보좌관을 임명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김 신임비서관은 민정수석실 산하 법무비서관실 행정관이었으며 조국 장관후보자 청문회 준비단에 참여했고 조 전 장관 취임과 함께 법무부로 간 '조국 측근'이다. 조 전 장관 측근을 다시 청와대로 불러들여 인사관련 업무를 맡긴 것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젠더감성을 고려하지 않거나 정제되지 않은 차별발언, 한 종교에 쏠리거나 비하하는 행동도 낮은 공감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총선에 가까울수록 파괴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발언이 대표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의, 공정이 시대정신이고 이를 공감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공감능력이 떨어지면 한방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의 향배가 공감능력에 따라 급반전될 수 있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