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4.15 총선, 이것이 변수다 | ⑤정책리스크

코로나·부동산·미세먼지 … '체감 변수'에 표심 움직인다

2020-01-28 11:26:39 게재

불안→정부 불신→심판론 이어질 수도

코로나·부동산, 정권 운명 건 시험대

이해찬 "3~4월 미세먼지 민감한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2019-nCoV, 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4명으로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의 검역망이 뚫렸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확산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총선을 80일도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문재인정부의 정책실패는 곧바로 정권심판론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정부와 여당이 몰아치고 있는 부동산문제나 벌써부터 기승하고 있는 미세먼지 역시 민감한 변수다.

28일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과거 메르스 등과 같이 크게 확산될 여지가 적지 않은데 제대로 막지 못하고 국민불안이 커진다면 표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은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자극하고 각종 행사나 모임 참가나 이동을 차단해 불편함과 불안감을 확산시켰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경제적 타격도 피할 수 없었다. 유권자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이는 여당에 대한 표심이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발언하는 이인영 원내대표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범국가적인 총력 대응을 요청한다"면서 "국민 생명이 걸린 사안은 정쟁대상이 아니며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전통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차단 문제를 정부와 여당이 아닌 국가 전체의 사안으로 확장한 발언이다. "정부 방역 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는 일에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며 정치권 전반의 역할론도 제기했다.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상임위를 열고 국회도 총력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전날 '설 명절 관련 민심보고'에서 경제 영향과 당정의 역할을 짚은 데서 다소 달라진 대목이다.

◆부동산투기와의 전쟁 선포한 문재인정부 = 문재인정부와 여당이 쏟아낸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발언들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1월7일)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일주일 후인 이달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부동산대책이 시효가 다했다고 생각되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끊임없이 내놓겠다"고 했고 가격 유지정책이 아닌 가격 하락정책을 쓰겠다는 의중을 보이기도 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지난 8일 TBS라디오에서 "부동산시장의 안정은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있다"며 "필요하면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해찬 여당 대표는 1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3주택을 갖는다는 건 정상적인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은 주요 타깃인 서울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지역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낳고 있다. 강남 부동산 가격이 주춤하거나 떨어졌다고 해도 수도권 등으로 풍선효과를 일으키며 옮겨가고 있는 현상 역시 '정책 무용론'으로 번질 수 있다.

최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을까.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며 "총선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들도 부동산을 자산 불리기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가격 하락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노무현정부에서 내놓은 종부세로 실제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사람들까지 비판적으로 돌아섰던 경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세먼지는 최대변수 = 총선 전까지 미세먼지의 공습이 이어진다면 이 또한 여당엔 악재다.

서울을 기준으로 2015~2018년까지 월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기간은 11~12월과 1~3월이었다. 이중 3월이 가장 강했다. 2015년의 경우 2~3월, 2016년의 경우 3~5월에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많았고 2017년엔 1~3월에 미세먼지 공습이 집중됐다. 2017년 12월~2018년 3월 역시 미세먼지 '나쁨' 경고일수가 월평균 열흘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3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유튜브채널 알릴레오에 나와 이번 총선의 변수로 남북관계, 보수정당들의 연합과 함께 미세먼지를 꼽았다. 그는 "미세먼지도 3~4월에 많아서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총선 직전에 나오는 정책 실패는 해명의 시간도 없이 표심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고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대규모 예산도 투입돼 정책효과 나타나지 않을 경우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21대 4.15총선, 이것이 변수다"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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