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이것이 변수다 - ⑥대통령 지지율

40%대 높은 지지율, 당선보증수표 아니다

2020-02-11 11:09:28 게재

40%이상 역대 셋 중 둘, 야당 승리

25% 두차례 과반의석 확보하기도

공천파동·선거공조실패 등 영향 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40%대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21대 총선 승리를 예견케하는 지표로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 역대 총선에서는 대통령지지도와 다른 양상의 결과가 많이 나왔다. 대통령지지도가 낮더라도 내외부 요인으로 과반을 확보한 경우도 있었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에만 기댈 수 없다는 얘기다.

11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987년 이후 13대~20대까지 8번의 총선에서 여당이 1당 자리를 내준 것은 2번뿐이었다.

원내회의 입장하는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김대중 대통령이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와 손잡고 DJP연합으로 정권을 잡은 후 치른 16대 총선에서 보수성향 유권자가 야당인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줬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115석을 얻는 데 그쳤고 자유민주연합은 교섭단체에도 들지 못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133석을 얻어 국회의장자리를 꿰찼다. 같은 당처럼 치부됐던 DJP연합이 흔들리면서 총선에서 연대하지 않고 각자 공천을 시도, 어부지리로 당선된 한국당 후보가 20여명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소속돼 있던 한국당(122석)은 20대 국회에서 탈당, 옥새파동 등 공천논란으로 1당 자리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123석)에게 내줬다. 비록 한 석 차이지만 여당은 국회의장을 야당에 내주면서 탄핵,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끌려다녀야만 했다.

원내 제 1당 자리를 야당에 내준 두 번의 시기엔 모두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각각 49%, 40%로 40%를 넘나드는 높은 수준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당시에는 대통령의 집권 3년차와 4년차에 들어선 시점으로 '정권심판론'이 비등했다는 점도 비슷했다. 공천파동이나 연합체 갈등이 정권중반에 잠재된 정권심판론 여론을 강화시켜 높은 지지율을 무색케 한 셈이다.


◆40%대 지지율로 1당이 되려면 = 40%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원내 제 1당 자리를 얻는 총선은 두 번뿐이었다. 15대 총선에서 김영삼 대통령 집권 4년차에 들어선 직후 지지율이 41%이었고 여당인 신한국당은 139석을 얻어 새정치국민회의(79석), 자유민주연합(50석)을 눌렀다. 민주자유당에서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고치면서 비판 세력과 손잡고 신진세력을 대거 영입해 1당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18대 이명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과반의석은 정권초반으로 대선결과의 직접적인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여당의 전략은 = 150석 이상의 과반의석을 확보한 총선은 17~19대까지 모두 3번이었다. 17대에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확보했고 18대와 19대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153석과 152석을 얻었다.

17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는 25%로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야당 심판론이 불거졌다. 한나라당은 121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서자마자 실시한 17대땐 소고기파동 직전으로 지지율이 52%에 달했다. 이명박정부 5년차에 치른 19대는 선거의 여왕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끈 새누리당이 이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며 과반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이 대통령의 지지도는 25%에 지나지 않았다.

◆21대 총선은 =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지난해 10~12월에 44%를 기록했고 올들어 1월에도 44%를 유지하고 있는 등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조국 사태로 중도층 이탈이 보였는데도 40%가 무너지지 않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 지지도보다 높은 대통령 지지도가 21대 총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사정과 여론이 크게 다른데다 한 표라도 많이 얻으면 이기는 승자독식,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다수 정당 도전 등 다양한 변수가 작동할 전망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대통령 지지도가 40%대로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 자체는 매우 유리한 국면이라는 의미"라며 "대통령지지도에 본인의 경쟁력만 좀더 더해지면 당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공천과정, 미세먼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곳곳에 위험이 많아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대통령 지지도가 견고해보이지만 속으로 들어가보면 주요 지지층인 30대 등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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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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