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 8곳 중 5곳 민주당 승리
안성 첫 여성시장 당선
강원은 지형 변화 뚜렷
천안, 총선결과와 반대
영남 통합, 호남은 민주
4.15 총선과 함께 치러진 기초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호남은 물론 승부를 자신할 수 없었던 강원 고성·횡성 두 곳에서도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다만 민주당은 충남 천안에서 국회의원 3석을 모두 이기고도 미래통합당에 시장 자리를 내줬다. 통합당은 영남권인 경북 상주시장과 부산 중구청장 선거에서 이겨 체면치레를 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곳은 천안이다. 천안시장 선거에선 박상돈 통합당 후보가 당선됐다. 박 후보는 한태선 민주당 후보에 불과 0.6%p(1920표) 차로 신승했다. 함께 치러진 천안지역 3개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한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일봉공원 민간특례제 도입 여부는 천안시장 선거 최대 쟁점이었다. 한 후보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봉공원 민간특례제 도입에 찬성했고, 박 당선자와 전옥균 무소속 후보는 반대했다. 이 때문에 천안지역 시민단체 등이 민주당 후보 낙선운동을 펼치는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다.
실제 일봉공원 개발 반대를 전면에 내세운 진보성향의 전옥균 무소속 후보는 예상을 깨고 7.8%(2만4759표)를 얻었다. 1위와 2위 격차의 13배 가까운 표였다. 여기에 막판 불거진 사전선거운동 시비도 영향을 미쳤다. 또 다시 현직시장 낙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권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경기 안성에서는 첫 여성 시장이 나왔다. 2년 전 우석제 전 시장과의 당내 경선에서 져 고배를 마셨던 김보라 민주당 후보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영찬 통합당 후보를 3000여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4만4930표(46.31%), 이 후보는 4만1837표(43.12%)를 얻었다. 이기영 무소속 후보도 1만250표(10.56%)를 얻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민주당 후보가 2년 전 선거와 이번 재선거까지 두 번 연속 시장에 당선돼 정치지형이 변했음을 보여줬다. 도·농 복합도시인 안성은 보수 강세지역이었다. 그러나 신도시 조성 등으로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정치지형이 바뀌고 있다. 역대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긴 것은 2년 전 선거가 처음이었다.
강원도도 비슷한 상황이다. 횡성군수와 고성군수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횡성군수 선거에서는 장신상 민주당 후보가 박명서 통합당 후보를 제쳤다. 2년 전 지방선거에서 한규호 전 군수에게 석패했던 아픔을 딛고 얻는 결과다. 고성군수 선거에서는 함명준 민주당 후보가 윤승근 통합당 후보와 박빙 승부를 편친 끌에 당선됐다. 보수성향이 강했던 강원도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 두 곳에서 모두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정치지형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남과 호남에서는 이변이 없었다. 경북 상주시장 선거에서는 강영석 통합당 후보가 72.77%(4만3347표)의 득표율을 얻으며 압승했다. 조원희 민주당 후보는 21.67%(1만2909표)를 얻었다. 국회 보좌관과 재선 경북도의원 출신인 강 당선자는 역대 상주시장 가운데 최연소(54세)이고 사상 최고 득표율로 당선됐다. 부산 중구청장 선거에서는 최진봉 통합당 후보가 당선됐다. 최 당선자는 48.14%를 득표해 39.78%를 얻은 김시형 민주당 후보를 따돌렸다.
전북 진안군수 선거에서는 전춘성 민주당 후보가 이충국 무소속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무소속 후보 단일화까지 했지만 민주당 바람을 누르지는 못했다. 전남 함평군수 선거에서도 이상익 민주당 후보가 정철희 무소속 후보 등을 가볍게 누르고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