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변화가 모자랐다"
통합당, 지도부 해체수순
미래통합당은 참담한 분위기다. 정권심판론을 업고 위성정당 창당, 황교안 대표 종로출마,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영입 등 갖은 시도를 했음에도 개헌저지선 코앞까지 밀렸다. 황교안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6일 "국민의 지지를 얻기에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헌저지선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합당 지역구 의석수와 미래한국당 비례의석수 합산 101석을 기록, 개헌저지선을 지켜낸 데 대한 평가다.
김 위원장은 "국민이 이 정부를 도우라고 한 만큼 야당도 그에 따를 것"이라며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나라의 앞날을 위해 야당을 챙겨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황교안 대표는 총선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황 대표는 15일 저녁 판세가 기울기 시작하자 당 개표 상황실이 꾸려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했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 이후)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인내를 갖고 우리 당에 시간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선에서는 전략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여당이 후보들을 대상으로 만든 비공개 총선 매뉴얼을 언급하며 "이유(패인)가 어찌 한 명뿐이고, 어찌 한 가지뿐이겠냐만 결국 이 모든 것도 잘 짜여진 계획하에 전략적으로 준비됐다면 (결과가 한결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