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를 이끄는 사람들 | 더불어시민당 정필모 당선인(비례)

20년 지난 미디어법 대수술

2020-04-24 11:40:54 게재

달라진 환경 맞춰 개선

질적경쟁 ·공적책무도

더불어시민당 정필모 당선인은 언론계 추천을 받아 비례후보에 이름을 올린만큼 21대 국회에서의 소임으로 '미디어법 수술'을 짚었다.

지난 6일 서울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시민당 정필모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 당선인은 "방송개혁위에서 방송법을 제정한 게 20여년 전"이라며 "그 체제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데 미디어 환경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했다. "모바일 보편시대와 디지털 환경에서 매체와 이용자 모두 행태가 달라졌다"며 "미디어 관련 법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디어 시장이 지나치게 상업적 논리에 빠지면서 무한생존경쟁에 내몰렸다"며 "질적 경쟁이 아닌 양적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평가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얘기다. "선정적 경쟁에 빠지다보니 나쁜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다"며 "미디어 환경에 맞춰 법적으로 양화가 악화를 몰아낼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당선인은 미디어 소비자가 기꺼이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하려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그는 "광고만 가지고는 어렵다. 구독료를 기꺼이 내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질적 경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외국 디지털 플랫폼이 들어오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면서 "제작, 생산 등에서 질적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미디어의 공적 책무에도 주목했다. 정 당선인은 "미디어는 다른 산업과 달리 공적 책무를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 기반인 여론의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하며 언론의 자율성을 침해받지 않은 범위에서 책무가 부여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입법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친정인 KBS노조와 언론단체의 비판에 대해서는 "언론사에서 나온 후 한 달 만에 정치권으로 가는 것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인다"면서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2일에 기자협회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도 고민하느라 잠을 못자고 실핏줄이 터졌다"며 "(KBS)부사장을 하면서 제도와 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론환경을 개선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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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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