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중국에서 은행과 경쟁하거나 역할 보완
국내 P2P금융은 2015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올해 8월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에서 P2P업체들은 이미 은행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P2P 대출중개를 활용한 중소기업 자금조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0년부터 미국 렌딩클럽이 중개한 신규대출 평균이자율은 10~15% 내외다. 신용등급이 높은 A등급과 B등급은 각각 대출금리가 6.88%, 10.22%다.
이 위원은 "렌딩클럽은 차입자의 신용위험이 낮은 대출시장에서 은행과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D등급 이하인 차입자에 대해서는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해 차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렌딩클럽은 은행이 신용할당으로 제외한 차입자에게 차입기회를 제공하고 은행의 금융중개 역할을 보완해 대출시장을 확대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P2P대출 평균금리는 개인이 법인보다 더 낮다. 2016년 개인대출 평균금리는 9%, 법인 대출 금리는 12.21%다. 개인대출 평균금리는 2013년 보다 3.1%p 증가했는데, P2P업체들이 이전보다 신용위험이 높은 개인에게 더 많은 대출을 중개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또한 영국의 P2P 개인대출 평균이자율은 은행의 5000파운드 가계신용대출의 평균이자율에 수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위원은 "영국의 P2P 대출중개 플랫폼은 개인대출시장에서 은행과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P2P업체의 평균 대출금리는 2016년 10.45%, 2017년 9.30%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미국·영국과 달리 P2P업체와 은행의 평균이자율이 5%p 가량 차이가 나고 있어 P2P업체들이 신용위험이 높은 차입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중개한다는 게 이 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 P2P업체가 미국 영국 중국에서와 같이 (은행의) 경쟁관계나 대체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금융당국이 P2P업체를 대부업자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명목 하에 투자한도와 같은 규제를 도입했고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기관투자자가 P2P 대출중개시장에 전혀 참여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