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 초읽기
대통령 주재 수도권 방역대책회의 개최
서울시, 30명·3일 넘으면 사회적거리두기
경기·인천도 방역체계 강화, 방역품 비축도
"지금 추세면 한달 후 일일 확진자 800명"
코로나19 2차 대유행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수도권 지자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도 단계별 방역강화대책을 발표하는 등 코로나 대응이 다시 전면전으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단계판매회사 등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는 서울시가 거리두기 복귀를 앞장서 예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3일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대통령 주재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서 "서울시는 신규 확진자가 3일 연속 30명이 발생하거나 병상가동률이 70%에 도달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한명의 확진자가 새로 만들어내는 감염자 수를 말하는 감염재생산지수가 최근 1.79로 급증했고 이 수준이면 7월엔 하루 확진자가 8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며 "병상수 등을 감안할 때 일정 기준 이상 환자가 늘어날 경우 전면적 거리두기 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와 인천도 지금이 방역의 고비라는 위기인식에 공감하며 강화된 방역대책을 세우고 있다. 서울과 경기·인천이 연결돼 있고 2500만명 인구가 밀집돼 있는 만큼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한 수도권 지자체 간 '공조'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부족한 병상 자원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격리해제 지침을 검사기반에서 증상기반으로 바꿀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병원 퇴원기준 보완 방침을 밝힌바 있다. 경기도는 수도권과 대전지역 방문판매업체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지난 20일 방문판매업체를 대상으로 다음달 5일까지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경기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2일 0시 기준 6명이 늘어나 1125명이 됐다.
인천도 강화된 방역대책을 준비 중이다. 검사인력을 확충하고 지방채를 발행, 재난기금을 추가로 적립하는 한편 3개월분 방역물품도 비축할 계획이다. 박남춘 시장은 특히 인천공항 검역소 문제를 지적했다. 각국의 출국 제한이 풀리면서 입국자가 늘었고 이에 따라 검역 역량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영종도에 격리시설, 검사시설, 대기시설 등을 추가 설치했지만 공항 인근 대응역량이 크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인천은 정부 지침보다 강화된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유흥주점 등 약 2000개 업소에 집합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고 전자출입명부 의무대상시설도 추가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병상을 확보한 서울시의 코로나 치료용 병상 가동율은 53.7%(22일 기준)다. 913개 중 490개 병상이 차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명 이상, 3일 연속 수준으로 발생한 시기는 두 차례다. 구로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3월 28~31일 사이 일일 확진자가 20명, 22명, 20명, 24명을 기록했다. 리치웨이 등 집단감염이 빈발한 이달 초에도 5일부터 7일까지 각각 28명, 29명, 1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최근 확진자 발생 현황에서 방역당국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고령 환자와 깜깜이 환자 비율이다. 지난 한달 사이 60세 이상 고령 확진자 수는 10배 이상 급증했다. 감염경로를 알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도 10%를 넘어섰다. 고령 환자 비율 증가는 치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경로 미파악은 조용하지만 광범위한 전파가 진행중임을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가 거론되는 또다른 요인은 2차 대유행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재생산값을 토대로 현 추세라면 한달 후 하루 확진자 수가 8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진단한다. 가을로 예상한 2차 대유행이 7월에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생활방역 전환 이후 각종 통계는 경각심을 더한다.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 분석 결과 한때 40% 가까이 줄었던 출근시간대 대중교통 이용객 수는 6월 들어 전년 대비 82%까지 회복됐다. 서울시와 KT가 공공 및 통신데이터 기반으로 생활인구를 분석한 결과 종로·역삼동·여의도 등 주요 밀집지역 생활인구가 강화된 거리두기 시 78.1%까지 감소했다가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이후 86%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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