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지역 의대 설립 발표'에 지자체 '들썩'
전남, 전남의대 설립 확정에 '환호'
창원·포항 "영·호남 균형 배려해야"
교육부 "의대정원 광역지자체 기준"
정부·여당이 의대정원 확대와 함께 낙후지역 의대설립 방안을 발표하자 전국 지자체들이 들썩이고 있다.
세종시를 제외한 광역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은 '사실상 전남의대 신설이 확정됐다'는 분위기이고 경북 포항시와 경남 창원시 등 영남 지자체들도 의대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하지만 교육부는 "원칙적으로 의대정원 배정은 광역지자체 기준"이라며 기초지자체의 유치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일부 논란도 예상된다.
◆지금 전남은 축제 분위기 = 사실상 의대 유치가 확정된 전남은 축제 분위기다. 전국 시·도 가운데 의대가 없는 곳은 세종시와 전남도인데 세종시의 경우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의료불균형 해소취지와 거리가 멀다. 따라서 당정의 낙후지역 신설방안에 해당되는 곳은 전남이 유일하다.
현재 전남도의 관심은 '의대 정원'에 쏠려있다. 전남도와 민주당 전남도당은 23일 발표문을 통해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에 의과대학 신설을 추진한다는 정부·여당의 발표를 환영한다"며 "전남 동·서부에 각각 대학병원과 강의캠퍼스를 설치할 수 있도록 100명 정원 규모의 의대 설립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의 '분산 배치' 입장은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과열 유치경쟁을 의식한 것이다. 전남 목포시와 순천시는 10년이 넘도록 전남의대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펼쳐왔다. 전남도는 80명 이상 의대 정원을 배정받으면 목포시와 순천시에 나누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 곳에 의대를 유치하고 동부권에는 산업재해 중심의 의료체계를, 도서지역이 많은 서부권에는 공공의료체계 등 특화된 의료체계를 구축해 의대를 나누는 방식이다. 만약 의대 정원이 80명 이하로 낮아지면 양 지역간 유치경쟁이 불가피하다.
◆창원·포항도 유치경쟁 뛰어들어 = 영남지역 일부 기초지자체들도 의대 유치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전남에 의대가 설립된다면 '영·호남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라도 영남지역에도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경남 창원시와 경북 포항시가 대표적이다. 창원시는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수도권 제외) 지자체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광역단위로 보면 진주 국립경상대 의대가 있지만 인구가 많은 중부경남에는 의대가 없는 실정이다. 1992년부터 의대 설립을 준비했던 창원대는 경남도·창원시와 협의체를 구성해 본격적인 유치에 나서고 있다. 1000병상 규모의 한마음창원병원도 의대유치전에 열심이다.
국회 차원에서는 박완수(창원 의창구) 미래통합당 의원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기윤(창원 성산구) 의원이 관련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허성무 창원시장도 창원지역 의대 유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허 시장은 "이 정도 규모 도시에 의과대학이 없는 곳은 창원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과 안동지역도 의대 설립에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포항시는 동해안 100만명 인구의 건강기본권 보장을 위해 포항에 연구중심 의대와 대학병원이 설립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안동대는 경북도청 신도시에 의대 건립을 골자로 하는 제2캠퍼스조성 기본계획안을 완성한 상태다.
◆기초지자체에 의대설립? = 하지만 시·도가 아닌 기초지자체에 의대를 설립하는 문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의대정원 배정은 광역지자체 기준이고, 광역지자체 중에는 세종과 전남이 없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복지부와 상의해 정원을 확보한 이후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23일 전국 의과대학 정원을 매년 400명씩, 10년간 4000명을 증원한다는 내용의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또 4000명 가운데 3000명은 지방 중증 필수 의료분야에 의무적으로 종사하는 지역의사로 선발하며,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에 별도로 의과대학 신설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