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공주보 수문 열자, 생태계가 살아났다

2020-09-11 12:08:18 게재

3년새 축구장 74배 모래톱 생겨

멸종위기종 서식 공간도 넓어져

환경부는 완전 개방 중인 금강 세종보·공주보를 3년간 관측·분석한 결과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출현하는 등 생태계 전반의 서식환경이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10일 밝혔다. 공주보는 2017년 6월부터, 세종보는 같은 해 11월부터 수문을 개방 중이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공주보는 778일, 세종보는 888일 동안 완전히 개방됐다.

흰수마자. 사진 환경부 제공

환경부는 "보의 개방으로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늘어나고 생물 서식처가 다양하게 형성되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흰수마자와 노랑부리백로를 비롯한 멸종위기종이 지속해서 발견됐다"며 "하천 서식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수생태계 건강성(어류건강성지수)도 증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에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흰수마자가 재발견된 뒤 올해 상반기에는 공주보 상류에서도 관찰됐다.

흰수마자는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환경에만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2012년 이후 금강의 본류 구간에서는 채집되지 않다가 보 개방뒤 재발견됐다.

보가 최대 개방될 시 세종·공주보 모래톱은 축구장 면적의 74배(0.527㎢), 수변공간은 축구장 면적의 115배(0.819㎢)가 증가했다. 형성된 모래톱, 하중도, 습지 등 다양한 수변공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 및 휴식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흰목물떼새. 사진 환경부 제공

실제로 드러난 모래톱 및 하중도 등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흰목물떼새가 널리 서식하는게 확인됐다. 흰목물떼새는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멸종위기 조류다. 하천 변 모래톱·자갈밭에서만 번식하는 특성 때문에 하천개발 등에 따른 서식공간 감소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번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빨라지면서 퇴적물의 모래 비율이 증가했고 유기물질 함량이 줄어드는 등의 효과가 관측됐다.

공주보의 경우 보 개방 후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개방 전 대비 1.5배로 증가했고 유기물질 함량은 개방 전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높아지고 유기물이 감소하면 퇴적층이 깨끗해지고 산소 소모량이 감소해 수생생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된다.

김영훈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장은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개선되면서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보 개방을 확대해가면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평가를 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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