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힐링명소 | 서울 노원구 '노원불빛정원'
경춘선 옛 화랑대역에 밤꽃이 핀다
노원구 공릉동에 불빛터널 반딧불정원
'자연+문화' 활용한 힐링도시 자리매김
어스름 저녁 해가 질 무렵 서울 노원구 공릉동 화랑대역 철도공원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LED 은하수 조명이 나무와 꽃을 만들어 정원이 생겨나고 높다란 나뭇가지마다 반딧불이가 노닌다. 음악과 함께 다채로운 빛이 춤을 추고 기찻길마저 빛을 따라 움직인다. 옛 화랑대역사 외벽에는 크고 작은 꽃이 피어난다.
서울 노원구가 자랑하는 힐링명소는 2019년 공릉동 화랑대역 철도공원에 조성한 '노원불빛정원'이다. 경춘선 복선화 이후 방치돼있던 옛 철길 6.3㎞를 고즈넉한 숲길로 바꾸고 옛 화랑대역사를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 정취 가득한 전시관으로 꾸민데 이어 빛의 향연을 더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서울 도심에서도 밤에 가볼만한 명소를 만들기 위해 중국부터 강원도 등 다양한 지역을 둘러보고 조성했는데 주민들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나타났다"며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3만8000㎡에 달하는 너른 철도공원 중 400여m 구간에는 연령대별 다양한 방문객들 눈높이를 반영한 야간 경관조형물 17종이 들어섰다. LED 조명이 나무와 꽃이 가득한 공원을 표현한 '비밀의 화원'부터 음악에 맞춰 배경색이 달라지는 '불빛터널', 크고 작은 작은 공들이 우주의 행성을 연출하는 '불빛화원' 등이다.
숲길을 따라 거닐다 보면 반딧불이가 나는 듯한 '숲길 반딧불 정원', 음악과 빛이 조화로운 '숲속 동화나라'와 '음악정원', 기찻길이 빛과 함께 움직이는 '빛의 기찻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첨성대 모양을 한 '생명의 나무'는 땅을 향해 빛을 쏟아내며 관람객을 반긴다.
공원에 자리잡은 옛 기차와 화랑대역사 벽면은 대형 화면으로 탈바꿈한다. 기차와 힐링 축제를 주제로 한 영상을 선보이는 '환상의 기차역'이다. 사람들 움직임에 반응하는 '기차놀이터', 하늘에서 빛이 쏟아져 내리는 '하늘빛 정원'도 일몰 직후부터 밤 10시까지 연중 개방된다.
자칫 삭막할 뻔 했던 철도공원의 또다른 변신에 노원구 안팎에서 반색한다. 지난해 서울관광재단 조사에서 시민들은 '코로나가 끝나면 가장 가보고 싶은 곳' 2위로 불빛정원을 꼽았다. 노원구 관계자는 "철도공원에 생각지도 못했던 불빛정원이 더해져 주민들에 새로운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며 "여유공간에 여러 조형물을 추가하고 계절별로 주제를 달리해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불빛정원으로 꾸며진 화랑대 철도공원은 옛 철길과 철도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화랑대역 발자취를 담은 전시실, 기존 역무실과 경춘선 객차 재현공간,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 있던 1950년대 증기기관차와 협궤열차, 고종황제를 위해 제작한 국내 첫 노면전차 등이 자리잡고 있다. 구는 국내 철도역사를 총망라한 기차박물관과 미니 열차로 차와 음료를 배달하는 기차카페도 더할 계획이다.
불빛정원과 함께 민선 7기 시작부터 '자연과 문화가 살아있는 힐링도시'를 목표로 조성해온 다양한 쉼공간에 주민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계동 불암산자락 나비정원과 철쭉동산, 월계동 영축산 무장애숲길 등이다. 도심 곳곳은 꽃으로 덮였고 주민들은 근린공원을 정원처럼 꾸미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 자연환경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데 민선 7기에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였다"며 "그간 즐기지 못했던 주민들까지 함께 누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고 지칠 때면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고 힘을 얻는다"며 "올해는 주민들이 체감하는 사업을 마무리짓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