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힐링명소 | 서울 양천구 '건강힐링문화관'

'예술+명상'으로 몸과 마음 균형 찾는다

2021-04-13 11:14:33 게재

도심 빌딩에 자연·휴식 더하고

생애주기별로 건강·돌봄서비스

"잘 안쓰는 근육을 이완시키고 몸을 깨우는 하루 강좌에 참여했는데 몸이 가벼워지고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어요. 공간 자체도 매력적이라 돌아오자마자 지인들에게 소개했죠."

서울 양천구 신정1동에 사는 신재유(43)씨는 "코로나로 체육시설 이용이 제한적인데다 공공시설은 문화강좌가 중심이라 외부활동에 대한 욕구가 많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공간을 발견했다"며 "생소한 강좌가 많아 다양하게 참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영(오른쪽) 양천구청장이 건강힐링문화관 개관식에서 자체 개발한 8현금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양천구 제공


양천구 대표 힐링명소는 지난달 신월동에 문을 연 '건강힐링문화관'이다. 김수영 구청장이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추진했다. 민선 6기에 건강도시협의회에서 일본 아이치현 연수를 갔을 때 방문한 건강플라자에서 착안, 지역 특성에 맞는 시설을 구상했다. 김 구청장은 "규모는 줄이고 알차게 꾸미려고 했는데 기대보다 좋은 작품이 나왔다"고 말했다.

통상 쉼과 힐링을 위해 자연으로 떠나지만 건강힐링문화관은 도심 속 빌딩에 자연을 끌어들였다. 문화관에 들어서면 자연 속에 있는 것처럼 시각 촉각 청각 등 5감이 활성화되도록 꾸몄다. 건강과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식물을 배치한 쉼터에는 잔잔한 음악과 영상이 이어진다.

삼나무를 주 재료로 한 명상실에는 구름을 형상화한 실내장식을 더했고 숲속 풍경을 담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새소리를 듣고 피톤치드를 느낄 수 있다. 건식 족욕기와 편백 사우나, 황토매트 등 주민들이 선호하는 설비에 몸의 움직임에 따라 모양새를 바꿀 수 있는 편안한 의자 등 소품 하나까지 신경을 썼다.

각종 치유서비스는 '해빛(HAB-it)' 프로그램이라 명명했다. '건강한 삶을 위한 좋은 습관(habit)을 만든다' '따뜻하고 빛나는 햇빛이 삶에 스며든다' '힐링과 알아차림(awareness) 참살이(well-being)가 건강문화관에 있다'는 의미다. 몸과 마음의 균형과 통합적인 치유를 돕기 위해 명상과 심리지원 예술을 더했다.

주민들은 음악·요가명상, 퇴근 후 마음챙김, 뮤직샤워, 철학을 매개로한 치유 '필로테라피', 자기돌봄 글쓰기, 힐링가드닝 등 다양한 과정을 취향에 맞게 즐기면 된다. 양천구 관계자는 "단순히 좋은 풍경을 본다고 해서 힐링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자기 관찰을 통해 현재 상태를 알아차리고 치유적인 예술활동으로 건강과 재미를 찾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건강힐링문화관과 같은 건물에는 어린이집과 우리동네키움센터 모자건강증진센터 실내체육관도 자리잡고 있다. 태아부터 영유아와 임산부, 문화관과 체육관을 찾는 청소년과 중장년 노인까지 생애단계별 건강·돌봄서비스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공간 이용은 제한적이고 강좌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인근 자치구와 경기도에서도 문의할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40·50대 중장년층은 해빛프로그램에 관심이 많고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치유방은 노년층 호응이 높다.

양천구는 주민들 수요가 높은 과정을 확대하는 한편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음악놀이, 어린이 힐링원예 등 공공시설과 연계하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온갖 자극적인 정보가 넘쳐나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주민들이 제대로 된 휴식에 목말라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다양한 휴식문화를 쉽게 접하고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문화가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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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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