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흡수하는 나무의 비밀
조상무덤 부관참시하는 석유문명 얼마나 갈까?
나무는 엽록소를 통해 햇빛을 받아들이고 유기물을 합성한다. 지구상 생물 가운데 오직 식물만이 무기물을 유기물로 합성할 수 있다. 이는 식물이 가진 엽록소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무기물에서 유기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광합성'이라고 한다. 광합성을 통해 얻은 에너지는 나무가 생장을 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데 쓰인다.
나무의 광합성 과정을 분자식으로 표시하면 6CO2(이산화탄소 6)+12H2O(물 12) → C6H12O6(포도당)+6O2(산소 6)+6H2O(물 6)이 된다. 이산화탄소와 물이 나뭇잎 속에서 햇빛을 만나 포도당과 산소, 물로 바뀌는 것이다.
식물이 광합성으로 포도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나온 산소는 필요없는 부산물로 대기중에 발산된다. 수증기도 같이 발산된다.
산소는 나무 입장에서는 포도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다. 결국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은 나무가 버린 쓰레기로 삶을 이어온 셈이다.
매년 나무를 비롯한 녹엽식물이 흡수하는 탄소의 총량은 약 1000억톤으로 식물이 제거하는 아산화탄소량은 지구 대기권 내 이산화탄소 총량의 약 8%에 이른다고 보고된다. 지구의 숲들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바이오매스를 만들어내는데, 그 총량은 연간 1050억톤에 이른다.
나무는 대기중 탄소를 흡수해 자기 신체조직으로 바꾼다. 이 과정에서 햇빛 에너지가 나무 몸속에 축적된다.
태양이 100의 에너지를 주면 나무가 몸속에 축적하는 에너지는 2 정도 된다. 나무에 축적된 바이오매스 에너지량은 같은 부피 석유나 석탄의 50%에 이른다.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는 모두 4억년 전 지구에 살았던 식물체의 화석이다. 4억년 전의 햇빛 에너지가 축적된 것이다.
4억년 전 지구 대기의 80%는 이산화탄소였다. 화석이 된 나무들은 80%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포도당으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산소를 만들어 지금의 지구 대기 환경을 만든 우리 조상들이다.
그 조상들을 땅속에서 꺼내 태우고 자동차를 굴린다. 그러면서 온실가스니 기후변화니 불평까지 한다. 조상무덤 부관참시하는 석유문명이 얼마나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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