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으로 암발생 연관성 적어"

2021-05-13 10:01:32 게재

충북 청주 북이면 소각시설

환경부, 주민건강영향조사

충북 청주시 북이면 소각시설로 인한 주민 암발생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이면은 인구가 5000명도 채 안 되는데 집단 암환자가 발생한 곳이다. 

환경부(장관 한정애)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소각시설 주변지역 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13일 북이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열었다. 이번 조사는 북이면 주민들이 인근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암 발생 등 주민 건강피해를 입었다며 2019년 4월 22일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한 것을 수용해 추진됐다.

주민들의 생체 내 유해물질 조사결과, 혈액 중 다이옥신 농도(3.13 pg WHO-TEQ/g-lipid)는 타지역인 서울(7.93pg WHO-TEQ/g-lipid) 대비 39.5%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항목(카드뮴,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 대사체, 유전자 손상지표 8-OHdG 등)의 경우 일반 국민 및 대조지역에 비해 높았다. pg WHO-TEQ/g-lipid는 '피코그램 더블유에이치오 티이큐 퍼 그램리피드'로 읽는다. '단위 그램 지질(g-lipid)' 당 10-12g의 '세계보건기구(WHO)기준 독성등가 환산농도(TEQ)'라는 뜻이다.

소변 중 카드뮴 농도(2.47㎍/g_cr)는 우리나라 성인 평균의 3.7~5.7배를 보였다. 2-나프톨(PAHs 대사체)의 농도(6.14 ㎍/g_cr)는 대조군(3.39 ㎍/g_cr)보다 약 1.8배 높은 수준이었다. 유전자 손상지표(요중 8-OHdG 농도 9.35㎍/g_cr)도 대조지역(7.65㎍/g_cr)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소각시설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환경부는 "2019년 점검결과와 이번 조사(2020년 8월 기준)에서 카드뮴이 소각장 배출구에서 검출되지 않은 점, 반감기가 20∼30년으로 상대적으로 긴 토양에서도 카드뮴이 낮은 수준을 보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특정 영향 인자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짓기에는 과학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암발생률(1999∼2017년)을 분석한 결과 역시 북이면 일원의 소각량 증가(1999년: 15톤/일 → 2017년: 543.84톤/일)에 따른 암발생률 증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이면 지역의 암발생은 암 잠복기(10년)를 고려할 때 소각장 영향으로 볼 수 없는 2000년부터 전국 및 충북지역의 암발생보다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2007년 이후 소각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고형암의 잠복기(10년)를 고려할 때 이번 조사만으로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었다"며 "과거의 노출영향을 모두 살펴보기에는 과거 유해물질의 배출수준과 환경농도에 대한 자료에 한계가 있었다"고는 설명했다.

박용규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앞으로 환경부는 청주시와 협의하여 환경·건강 조사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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