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에서 발기부전치료제 성분 더 나와
중랑천과 비교 분석
주말 농도가 더 높아
서울시립대학교 김현욱 교수 연구팀이 이번에 주목한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5 억제제'(Phosphodiesterase 5 inhibitor: PDE-5 억제제)는 발기부전 1차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다양한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특허 만료 뒤 국내외 제약사들이 제네릭(오리지널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김현욱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폐수에서 검출된 농도를 봤을 때 의료진의 처방 없이 많은 양의 PDE-5 억제제가 소비된 것을 추론할 수 있었다"며 "또한 유흥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 더 많은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8년 4월 21~27일 서울 중랑천과 탄천 지역의 하천수를 떠서 1주일 동안의 성분변화를 비교·분석했다.
잔류성 의약물질의 경우 인간 활동에 의해서 발생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4계절 관측이 필요 없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쓰고 버리는 물은 하수도를 통해 일원동 탄천하수처리장에 모인다. 이곳에서 정화된 하수는 탄천을 지나 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중랑하수처리장에서 정화된 하수 역시 한강으로 간다.
연구팀은 각각의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하수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한 뒤 방류한 물을 채취했다. 다양한 분자들이 섞여 있는 혼합체로부터 분리하는 크로마토그래피 방식(LC크로마토그래피) 등을 활용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탄천에서 확인된 발기부전치료제 성분들(Sildenafil Tadalafil Vardenafil)의 평균 농도가 중랑천보다 높았다. 중랑천 평균 농도는 71ng/L인 반면 탄천은 84ng/L다.
질량부하 등을 분석해 인구별 발기부전치료제 소비량을 산출한 결과 중랑천 보다 탄천이 높았다. 중랑천 지역의 인구 1000명당 소비량은 250mg/일인 반면 탄천은 267mg/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주중이나 주말 모두 비슷하게 나타났다. 또한 두 지역 모두 주말에 측정한 농도가 주중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금요일 밤이 가장 높았다.
하천 속에서 검출되는 의약물질은 통상 다양한 경로로 유입된다. 의약물질 생산과정은 물론 개인이 사용 뒤 적절하게 폐기하지 않은 채 버려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해당 약을 복용한 사람의 대소변을 통해 하수로 유입될 수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