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
"최고의 도서관은 가장 가까운 곳"
18개 동마다 마을도서관
"최고의 도서관은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라고 해요. 책을 읽지 않아도 주민들에 자긍심을 주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채현일(사진)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소수만 이용하던 딱딱한 도서관을 다양한 주민들에 열린 공간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예전처럼 도서관에 많은 책을 빽빽이 비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각 도서관이 보유한 책을 공유하는 상호대차가 가능하고 매주 주민들이 원하는 희망도서 신청을 받는다.
달라진 외양에 걸맞게 권위주의적인 직원도 없다. 도서관장부터 사서까지 주민들과 함께 동네 역사를 배우고 기록한다. 그 결과물은 도서관을 찾는 이웃과 공유한다. 도서관을 찾는 주민들도 "전에는 사서가 어디 있는지 모를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접점이 확대됐다"고 평가한다.
"도서관에서 왜 음식을 먹으면 안될까요? 음식과 차를 매개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어요."
채 구청장은 "대림3동은 1인 가구가 많아 공유 부엌처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는 대림도서관을 필두로 모든 세대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탁트인 도서관'을 늘려갈 방침이다. 2개 구립도서관부터 탈바꿈을 시작한다. 문래도서관은 내년 말, 선유도서관은 2023년 10월 새 모습을 선보인다.
지역 랜드마크가 될 대표도서관도 여럿 계획하고 있다. 신길동에는 수영장까지 갖춘 문화체육도서관을 하반기에 착공하고 여의도 옛 MBC 부지 도서관은 곧 설계공모를 한다. 당산동 물류센터 부지에도 대형 도서관을 짓고 있다.
18개 동에는 마을도서관을 조성하고 있다. 이른바 '나쁜 카페'를 리모델링해 주민들이 공간 기획부터 이름 짓기, 운영까지 함께 하는 도서관 8곳은 이미 확충했다.
도서관에 더해 올해는 제2 세종문화회관 건립, 문화발전소 건립 등을 통해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집에서 5분 이내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지식문화도시를 만들어 가겠다"며 "한강의 기적을 이끈 역사와 전통을 지닌 영등포의 또다른 부흥기를 열어 주민들 자긍심이 넘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