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안심지킴이 - 업소부터 안심 거리까지

"우리 동네 치매 어르신, 우리가 지킨다"

2021-06-25 11:13:35 게재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80대 A할머니는 올 초부터 약을 처방받은 사실을 잊고 약국을 다시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 강서구 치매안심지킴이 인증을 받은 단골약사는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강서구 치매안심센터로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기억력이 저하된 초기 치매를 진단받았다.

강서구 기관형 치매안심마을 안심지킴이 약국. 사진 강서구 치매안심센터 제공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사는 40대 주부 B씨는 시어머니가 발급받은 '치매환자&가족카드'를 들고 집 근처 빵집을 자주 찾는다. 광진구는 지역 내 의료기관과 복지·요양기관, 이·미용시설, 상점들과 연계한 '치매안심마을 어서옵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치매환자&가족카드'를 소유한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이 치매안심업소로 지정된 가게를 이용할 경우 이용금액의 최소 5%에서 최대 2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음료 등 기타 서비스를 제공한다.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침체된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충남 당진시 치매안심센터는 고대면 치매안심마을에 '정감가게'를 지정하고 치매노인 보호와 실종 예방사업을 전개한다. 마을주민들의 이동빈도가 높은 곳의 매장을 치매안심업소로 지정하고, 치매 파트너 관련 홍보물을 비치해 방문시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안양시 만안구는 치매 협력기관을 알아보기 편리하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우리동네 치매안심지도'를 제작했다. 치매안심지도는 치매안심센터 지역 내 주요 의료기관을 비롯해 노인회관과 복지관, 노인주·야간보호센터, 장기요양보호센터 등의 위치가 소개돼 있다. 동 행정복지센터와 지구대, 주요 공원은 물론, 이들 기관의 전화번호도 도표로 정리했다. 이 지도만 있으면 도움 요청이 쉬울 뿐 아니라 어디든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다.

치매노인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치매 환자 관리의 효율을 높인 사례도 있다. 전남 나주시 치매안심센터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치매노인 관리 솔루션 개발에 나서 '함께 하는 치매 안심 리빙랩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치매 안심 리빙랩은 배회 감지기를 활용해 치매노인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나주시는 치매안심마을인 산포면 매성리의 치매환자와 독거노인에게 손목시계형 배회 감지기를 제공하고 마을 주 출입구에 기기 인식을 위한 스캐너를 설치했다. 배회 감지기를 착용한 노인들이 마을을 벗어나면 실시간 위치정보가 노인 돌봄 서비스 공동체 포털과 앱(APP)으로 전송된다.

이처럼 다양한 치매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치매안심센터는 전국에 256곳이 있다.

강선옥 강서구 치매안심센터 총괄팀장은 "초기인 치매 어르신은 일상생활이 가능하기에 보다 많이 발굴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치매는 내 자신이나 가족이 대상이 되는 사회현상인 만큼 앞으로 치매 친화적인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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