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 힘 모아 여름철 태풍·호우 대비
지난해 여름 우리나라 중부지방에는 기상관측 이래 최장기간(54일)의 장마가 이어졌다. 최대 강수량도 851.7㎜나 됐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도 4개였으며 이 중 3개가 잇달아 내습해 46명의 귀중한 생명과 1조3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산 손실을 입혔다.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에도 대기불안정에 따른 국지성 집중호우와 여러번의 태풍이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태풍과 집중호우에 대비, 국민생명 보호에 초점을 맞추어 여름철 대책기간(5월 15일 ~ 10월 15일)을 설정하고 중앙부처 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종합대책을 마련해 대처하고 있다.
재해우려지역 2배 이상 확대 지정·관리
특히 지난해 인명피해가 모두 재해우려지역으로 지정·관리하지 않는 곳에서 발생한 점을 고려, 올해는 재해우려지역을 전면 재조사해 지난해 3218곳에서 올해 7257곳으로 2배 이상 확대했다. 또 지난해 많은 피해를 냈던 댐 방류 주변지역의 피해 예방을 위해 3시간 전에 통보하던 방류 정보를 최소 24시간 전에 알려주는 ‘댐 수문방류 예고제’를 시행하고, 지자체와 주민 등이 참여하는 댐 운영 협의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소통과 협업을 더욱 강화했다.
기상청은 돌발성 집중호우를 사전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기존 3시간이던 예상강수량 정보를 1시간 단위로 제공하고, 산림청은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을 경우 1시간 전에 실시하던 위험예보를 최대 12시간 전에 조기 실시하기로 했다.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현장 중심의 대응력을 강화한다. 먼저 재난발생 위험징후가 나타날 경우 ‘사전대피 권고제’를 도입하고, 시군구 단위로 운영되던 지역자율방재단을 읍면동 단위로 확대구성해 행정력이 미치기 어려운 농촌과 산림 지역의 현장대응 인력도 보강한다. 그리고 읍면동 현장 대응기관(읍면동·119안전센터·치안센터 등) 간 비상연락망 공유와 단체소통방 운영 등의 소통 채널도 강화한다.
한편 코로나19 백신접종에 차질이 없도록 백신접종센터에 대해서는 안전관리자를 지정하고 정전에 대비해 비상발전 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위험기상 우려 시에는 야외 가설시설물은 사전 안전조치를 하고, 필요할 경우 센터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운영시간을 조정해 접종자(방문자) 피해를 예방할 예정이다.
국민 스스로 안전 지킬 행동요령 준수를
재난관리는 오케스트라에 비유되곤 한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보다 모든 악기들이 서로 조화롭게 음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관객들의 호응도 필요하다. 재난관리 분야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인명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목표로 다양한 대책들을 추진 중이지만 이러한 각종 대책들이 현장에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가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행동요령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철 돌발성 집중호우 등 위험기상으로부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집이나 건물 주변의 막힌 하수구나 배수구는 미리 정비하고, 호우로 무너질 수 있거나 안전을 위협하는 시설물이 있다면 안전신문고 앱이나 누리집으로 신고해 사전에 안전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기상특보가 발표돼 재해가 우려되는 시점에서는 하천급류 침수 산사태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국민행동요령을 준수하여 주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