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처리에 나선 기업들
2021-07-23 11:43:45 게재
재사용·재활용하거나 친환경 소재 개발 … 발생량 자체 줄이기도
재사용ㆍ재활용은 물론 플라스틱 발생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소비자 목소리가 높아서다.
23일 LG경제연구원 '플라스틱 폐기물 이슈, 행동하는 기업들'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년 2억톤 이상 배출된다. 연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매립되거나 소각, 방치되고 있다.
얇은 비닐봉지는 썩는데 500년이 걸리고 태우면 다이옥신 등 유독물질이 발생한다. 바다로 들어간 플라스틱 폐기물은 썩는데 육지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19는 플라스틱 폐기물 이슈를 키웠다. 위생 강화와 음식 배달, 온라인 쇼핑 등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늘어난 플라스틱은 소비자들에게 죄책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플라스틱이 주는 편의성과 경제성을 고려할 때 기업이 이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 마땅한 대체재도 찾기 어렵다.
환경단체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는 코카콜라는 '쓰레기 없는 세상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폐플라스틱 감축을 선언했다. 코카콜라는 2017년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 1위를 차지해 환경단체 비난의 한가운데 있다. 코카콜라는 이 프로젝트에서 2025년까지 모든 음료 패키지를 재활용 가능하도록 교체하고 패키지 생산시 재활용 원료 사용을 늘린다고 했다. 2030년까지 병 캔 페트병 등 모든 음료 패키지를 100% 수거하고 재활용하며 평균 50% 재활용품 재료를 활용한 병을 생산할 것을 약속했다. '킬클릭(KeelClip) 기술을 도입해 플라스틱 묶음포장 대신 종이 뚜껑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매년 2000톤의 플라스틱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완성차업체 볼보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체 판매량 50%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2040년까지 자동차에 사용하는 모든 플라스틱이 재활용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한 대당 플라스틱 구성비율은 중량 기준으로 20% 정도다. 볼보는 2025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자동차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가운데 최소 25%를 재활용 소재로 만들 예정이다. 볼보는 소재 단계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볼보는 대시보드 계기판 카펫 시트 등을 중심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한다. 2018년 중형 SUV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시트와 카펫을 장착했다.
국내기업도 폐플라스틱 재사용ㆍ재활용 목표를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탄소 넷제로 특별보고서'에서 2027년 기준 회사가 생산한 폐플라스틱 100%를 재활용하기로 했다.
SK종합화학은 수확하고 남은 볏짚 등을 발효해 사료로 쓰기 위해 흰색 비닐로 여러 겹 감아 포장하는 '곤포 사일리지'에 사용하는 비닐을 업사이클링해 새 제품으로 만들고 있다. 또 멸균팩에서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복합소재를 뽑아내 재활용하는 사업도 한다.
SK루브리컨츠는 재생 플라스틱으로 윤활유 용기를 만들기로 했다.
LG화학은 바이오소재ㆍ재활용 소재 등을 미래성장사업으로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기계적ㆍ화학적 재활용 역량을 강화한다.
휴비스는 생분해 폴리에스터 섬유를 활용해 친환경 생분해 현수막 개발에 나섰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발생한 폐현수막 양은 20만개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30%만 재활용된다. 휴비스와 대한미디어가 공동개발중인 생분해 현수막은 고내열성 생분해 폴리에스테르 섬유가 적용된다.
경쟁사 또는 공급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도 이뤄졌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해결에 나섰다. 재활용 어려운 제품을 제거하고 리필을 활성화하며 판매한 용기 자체 회수, 석유화학 기반 플라스틱 사용 감소 등을 실행하기로 했다.
국제환경 NGO '리싱크플라스틱'의 델핀 아베어스는 "폐기물 이슈는 본질적으로 생산자 변화가 담보되지 않는 한 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범현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