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대한 시민들 관심 큰폭 증가
국가발전 수준 평가시 환경·경제 동등으로 인식 변화
정책 변화는 느림보, 4대강 재자연화 언제 가능한가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경제적 기준이 더 우선시되는 경향은 여전했다. 그래도 불과 7년 전과 비교했을 때 국가 발전 수준 평가시 환경과 경제를 동등한 위치에 놓아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2012년부터 매년 국민환경의식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시계열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환경에 대한 기본 인식, 태도 및 실천, 환경 수요·정책 등 설문 중 동일 항목을 매년 넣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의 환경인식 수준은 큰 폭으로 상향됐다. 지난해 10~11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관심이 있는 편이다 + 매우 관심이 있다)은 73.0%나 됐다.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51.3%, 2015년 53.6%, 2016년 53.9%, 2017년 54.4%로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에는 74.2%, 2019년 71.9%로 나타났다. KEI 측은 "2018년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50%대에서 70%대로 껑충 뛴 것은 조사 방법의 변화와 실질적으로 높아진 인식이 함께 반영된 결과"라며 "전체적인 경향성을 봤을 때는 시민들의 환경 인식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문면접조사 방식에서 온라인패널을 대상을 한 웹조사(휴대전화와 이메일)로 변경했다. 표본 수도 약 1000명에서 약 3000명으로 늘렸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이 국가 발전 수준을 평가할 때 경제적 부분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컸지만 과거보다는 크게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 발전 수준을 평가할 때 경제 환경 사회 중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20년 49.6%, 2019년 46.3%, 2018년 47.7%로 나타났다. 경제적 기준이란 국내총생산 일자리 등을 말한다. 환경적 기준은 환경오염 자연환경 등이다. 사회적 기준은 시민참여나 복지 형평성 등을 말한다.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는 이들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도 경제가 우선인 경향이 높다. 환경적 기준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비율(2020년)은 13.5%로 경제적 기준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18.7%보다 5.2%p 낮았다.
그래도 2013년 조사 때보다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물론 2018년 조사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제적 부분과 환경부분이 워낙 수치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에 충분히 변화를 유추할 수 있었다. 2013년 조사 당시 정부가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분야 1위로 실업문제(39.4%)가 꼽혔다. 환경오염 문제 등은 7.8%, 기후위기는 2.6%에 불과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높았다. 개인보다는 사회 전반의 관점에서 심각하다는 인식이 많긴 했지만 개인 사회 모두 인식률이 상당했다. 또한 그 경향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개인적 관점에서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경우는 2018년 61.6%, 2019년 69.6%, 2020년 70.7%로 상승 추세다. 사회 전반의 관점 역시 2018년 88.7%, 2019년 91.4%, 2020년 92.4%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시민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환경정책에 대한 기대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책 변화 속도는 더디다.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환경 분야는 크게 △미세먼지 걱정 없는 쾌적한 대기환경조성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조성 △신기후체제에 대한 견실한 이행체계 구축 △국민건강을 지키는 생활안전 강화 등 4가지다. 변화 속도가 가장 더딘 분야 중 하나는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조성- 4대강 재자연화'다. 2018년 10개 보 개방방안 등을 포함한 4대강 16개보 처리방안을 확정하기로 했지만 처리방안이 확정된 곳은 금강·영산강에 있는 5개보에 불과하다. 낙동강의 경우 지역 반발 등으로 오랜 시간이 걸려 일부만 개방,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