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비에도 폭염 '기승' … 사상최악 2018년 같지는 않아

2021-07-28 12:23:42 게재

기후위기 연관성 확인 어려워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주말 비소식이 있다. 31일 오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오겠지만 곧바로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 더위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상청은 27일 '폭염 현황과 전망, 기온 예보와 관측값의 이해' 온라인 기상강좌를 열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전지구 수치모델 앙상블 예측 결과, 8월 5일까지는 상층 고기압이 더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극진동이 이달 내내 양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의 북극진동에서는 중위도에서 정체 고기압이 발생해 한반도 폭염을 강화한다.

이 센터장은 "'지각장마'가 이른 소강국면에 들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르게 세력을 확장해 폭염이 일찍 시작했다"며 "여기에 대기 상층에 티베트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우리나라를 덮으면서 뜨거운 공기층을 돔(dome)처럼 가둬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가 열돔 현상을 부추겼는지 대해서는 아직 확언하기 어렵다"며 "아직은 과거에 비해 상층 정체고기압의 발생빈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없으며 기후모델들의 미래예측에도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2018년 최악의 폭염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열돔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햇볕을 받아 달궈진 지표면 부근의 열을 가두는 현상이다. 열돔에 갇힌 지역은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2018년 폭염이나 올해 미국 북서부 지역 최고기온이 50℃까지 치솟은 것도 열돔 현상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27일 현재까지 상층 고기압 세력이 2018년 만큼 강하게 발달하지 않았다"며 "2018년 같은 대폭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부터 7월 26일까지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5.2일이다. 이는 평년(1991~2020년 여름철) 전국 평균 10.6일보다 적은 수치다. 2018년 7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5.4일이다. 폭염일수란 하루 최고기온 33℃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28일 기상청의 중기예보(31일~8월 7일)에 따르면 31일은 전국(경남권과 강원영동 제외)에, 8월 2~3일은 강원영동에 비가 올 전망이다. 8월 1일과 2일은 충남권과 전라권, 경북권에 소나기가 올 예정이다.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있는 저기압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오지만 더위 기세가 꺾이진 않을 전망이다. 31일~8월 7일 전국의 아침 기온은 24~27℃, 낮 기온은 30~35℃의 분포를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27일 아침최저기온 23~28℃, 낮최고기온 31~36℃ 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제8호 태풍의 이동경로와 강도변화에 따라 강수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비가 내릴 때 햇볕이 차단돼 잠시 기온이 낮아질 수 있지만 동쪽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시 확장하는 형태라 뜨겁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돼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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