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또다시 들썩, 지속가능한 국토환경은?

2021-08-02 11:19:28 게재

10년전 국립공원 구역조정 실패, 비금도해변 대체로 재추진

가덕도·새만금신공항 속도, 탄소중립 앞선 유럽은 비행 감축

문재인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조성'을 내세웠다. 관련 과제들을 통한 기대효과로 '2021년까지 보호지역을 국토 대비 17%로 확대(2016년 11.2%)'를 들었다. 2020년 12월 기준 보호지역은 16.86%로 수치로만 봤을 때는 큰 차질 없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지금도 지속가능한 국토환경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 소강 상태던 흑산공항까지 대선을 앞두고 들썩이기 시작했다. 흑산공항 건설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전남도지사 시절 역점을 두고 추진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흑산공항을 '전남 미래를 바꿀 사업'으로 꼽았다.

10년을 끌고온 흑산공항 사업은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예리 산4임 일원(공원자연환경지구)에 소규모 공항(활주로 1.16km, 50석 내외 항공기 운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사업비 1833억원(국비)에 사업시행자는 서울지방항공청장이다. 2018년에 사업을 시작해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경제성 논란이 일면서 진척이 없었다.

2013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는 4.38이다. 하지만 2017년 7월 서울지방항공청이 제출한 공원계획 변경요청서 보완서에는 2.6, 2018년 2월 재보완서에는 1.9~2.8로 널뛰었다. 서울지방항공청이 관련 서류를 재보완해 제출하겠다고 하면서 2018년 10월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중단했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국립공원지역 해제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10년마다 국립공원 용도지구 및 구역 조정을 해야 한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지난해 10월 흑산공항 부지(1.21㎢)를 국립공원 구역에서 해제하고 신안군 갯벌(5.32㎢)을 국립공원구역으로 대체 편입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지난 7월 국립공원 구역조정 총괄협의회를 통과함(대체부지 비금도 해변 5.5㎢로 조정)에 따라 공은 국립공원위원회로 넘어왔다.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구역조정이 되면 흑산공항 건설은 큰 반환점을 맞게 된다. 흑산공항 예정지의 공원구역 해제 추진은 2010년 제2차 국립공원 타당성조사 당시에도 있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흑산공항은 10년 전부터 추진되어온 사업으로 단순히 표심을 공략하는 측면으로 보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배가 통제되면 주민들은 생명권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나 닥터헬기가 있지만 제대로 된 대처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계속 감내하라는 건 너무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흑산공항 외에도 문재인정부 들어 공항 개발에 대한 요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안을 폐기하고 추진하는 가덕도신공항의 경우 국토교통부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지난 2월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환경부가 반려의견을 내기는 했지만 제주 제2공항 역시 계속 타진 중이다. 새만금신공항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으면서 기본계획 단계에 진입했다.

'환경보호=선, 개발=악'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는 지양해야 하지만 탄소중립 2050을 앞두고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그린뉴딜분과 위원장인 김성환 의원은 가덕도신공항 논란이 거세게 일자 '항공기보다 대형차 온실가스 배출이 더 많다' '부산영남권 공항,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0.02% 수준에 불과' '가덕도신공항이 개항하는 2030년에는 전기·그린수소 비행기가 상용화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반론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하지만 유럽은 이미 항공기 운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4월 스웨덴 정부는 전국에서 세번째로 큰 스톡홀름의 브롬마 공항을 폐쇄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가 지난해 3시간 미만 걸리는 국내선 항공편을 금지한 데 이어 프랑스 하원은 5월 고속열차 테제베로 2시간 30분 이내 도착 가능한 곳의 단거리 국내선 여객기 운항을 막았다. 네덜란드도 암스테르담과 벨기에 브뤼셀 간 항공 노선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발사업 20년과 환경정책]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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