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의 문제
2021-08-25 12:39:00 게재
"지구표면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1850년)보다 1.1℃ 상승했다. 2040년에 1.5℃ 상승에 이를 것이다. 바다 수위가 지난 50년간 최고 25㎝ 상승했다. 앞으로 30년간 최고 25㎝ 더 상승할 것이다. 온난화를 일으키는 대기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지난 300만년 동안 이렇게 높은 적이 없었다." 8월 9일 나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제6차보고서 핵심 요지다.
IPCC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공동 운영하는 유엔전문기구다. IPCC의 이번 보고서는 현대문명에 대한 경고장이다. 지난 200여년 동안 화석연료에 기반해 인간이 향유해온 문명방식을 빨리 바꾸라는 최후통첩이나 마찬가지다.
인류의 문명방식 빨리 바꾸라는 최후통첩
IPCC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세계의 과학자들이 연구해 얻은 지식정보 데이터를 수집해 객관적으로 분석·평가하고, 이 평가에 의해 예측되는 기후변화가 환경 및 사회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응방안을 정리해 정책입안자에게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IPCC는 1988년 설립 이래 6차례 정례보고서를 냈고, 이들 보고서에 의거해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파리협정' 등 기후변화 정책의 이정표가 되는 국제규범이 제정됐다.
이번 6차보고서는 정책입안자를 위한 요약문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인간활동(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것임이 명백하다"며 20~30년 내에 온실가스를 급격하게 줄이지 않을 경우 이런 기후변화 현상은 가속될 것임을 경고했다.
얼핏 '평균기온 1.5℃상승'이나 '바다 수위 25㎝ 상승'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지 모른다. 평상시에도 밤낮의 기온차가 10℃ 이상 되고, 서울에서 비가 조금 많이 내렸다 하면 한강 수위가 25㎝ 높아지는 것은 금방이다. 그러나 거대한 지구를 놓고 일어나는 1℃의 기온상승과 25㎝의 해수면상승은 수천만 또는 수억명 인간의 삶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재앙의 씨앗이다. 이 변화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왕복운동이 아니라 계속 높아지기만 하는 상승운동이라는 데 문제는 한층 심각하다.
이 지구적 변화에 한반도가 비켜갈 길은 없다. 이번 6차보고서의 예측을 보면 북극지역의 기온상승이 뚜렷하며 이 현상이 극단적인 기상현상, 즉 폭염 폭우 한발 열대저기압(태풍)이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IPCC 보고서 예측은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로 입증된다. IPCC 보고서는 동아시아 여름 몬순(장마)의 강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반도의 폭우가 심해진다는 얘기다.
보고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도시의 열섬현상'이다. IPCC는 도시화의 확대로 열섬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시 열섬현상의 특징은 주변 지역에 비해 도시지역 낮 기온이 크게 올라가고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의 증가를 의미한다.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도시열섬 현상이 재난수준으로 확대될 것이 우려된다.
우리는 IPCC의 기후변화 경고를 '실존적 위험'으로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 무척 어려운 두가지 도전이 앞에 놓여 있다. 그 하나가 기후변화 완화이고, 또 하나가 기후변화 적응이다. 기후변화 완화 목표는 국제적으로 정해져 있다. 파리협정에 의거한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카본)을 실현하는 것이다.
갈길은 순탄치 않으나 국제협력을 해야 하고 한국은 10대 경제대국이자 탄소배출 상위 국가로서 국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목표는 정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기술혁신과 시장원리가 탄소중립을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통합적인 정부정책이 빨리 나와야 한다.
기후변화, 경제정책의 핵심변수로 보고 대응
기후변화 적응은 눈앞에 닥친 시민생활의 문제다. 그동안의 기상재해를 통해 재난의 사후 복구와 수습의 노하우는 축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폭우 태풍 해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준비는 매우 부족한 것 같다. 교량 댐 제방 등 인프라가 한 순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프라 건설이든 개인 시설물이든 안전계수를 재점검해야 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 완화이든 기후변화 적응이든 이제 환경부와 환경운동가의 일이 아니다. 우리 경제가 담당해야 할 경제정책의 핵심 변수가 되어야 하고, 국민 소비생활의 지침이 되어야 한다.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
IPCC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공동 운영하는 유엔전문기구다. IPCC의 이번 보고서는 현대문명에 대한 경고장이다. 지난 200여년 동안 화석연료에 기반해 인간이 향유해온 문명방식을 빨리 바꾸라는 최후통첩이나 마찬가지다.
인류의 문명방식 빨리 바꾸라는 최후통첩
IPCC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세계의 과학자들이 연구해 얻은 지식정보 데이터를 수집해 객관적으로 분석·평가하고, 이 평가에 의해 예측되는 기후변화가 환경 및 사회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응방안을 정리해 정책입안자에게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IPCC는 1988년 설립 이래 6차례 정례보고서를 냈고, 이들 보고서에 의거해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파리협정' 등 기후변화 정책의 이정표가 되는 국제규범이 제정됐다.
이번 6차보고서는 정책입안자를 위한 요약문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인간활동(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것임이 명백하다"며 20~30년 내에 온실가스를 급격하게 줄이지 않을 경우 이런 기후변화 현상은 가속될 것임을 경고했다.
얼핏 '평균기온 1.5℃상승'이나 '바다 수위 25㎝ 상승'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지 모른다. 평상시에도 밤낮의 기온차가 10℃ 이상 되고, 서울에서 비가 조금 많이 내렸다 하면 한강 수위가 25㎝ 높아지는 것은 금방이다. 그러나 거대한 지구를 놓고 일어나는 1℃의 기온상승과 25㎝의 해수면상승은 수천만 또는 수억명 인간의 삶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재앙의 씨앗이다. 이 변화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왕복운동이 아니라 계속 높아지기만 하는 상승운동이라는 데 문제는 한층 심각하다.
이 지구적 변화에 한반도가 비켜갈 길은 없다. 이번 6차보고서의 예측을 보면 북극지역의 기온상승이 뚜렷하며 이 현상이 극단적인 기상현상, 즉 폭염 폭우 한발 열대저기압(태풍)이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IPCC 보고서 예측은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로 입증된다. IPCC 보고서는 동아시아 여름 몬순(장마)의 강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반도의 폭우가 심해진다는 얘기다.
보고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도시의 열섬현상'이다. IPCC는 도시화의 확대로 열섬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시 열섬현상의 특징은 주변 지역에 비해 도시지역 낮 기온이 크게 올라가고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의 증가를 의미한다.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도시열섬 현상이 재난수준으로 확대될 것이 우려된다.
우리는 IPCC의 기후변화 경고를 '실존적 위험'으로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 무척 어려운 두가지 도전이 앞에 놓여 있다. 그 하나가 기후변화 완화이고, 또 하나가 기후변화 적응이다. 기후변화 완화 목표는 국제적으로 정해져 있다. 파리협정에 의거한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카본)을 실현하는 것이다.
갈길은 순탄치 않으나 국제협력을 해야 하고 한국은 10대 경제대국이자 탄소배출 상위 국가로서 국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목표는 정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기술혁신과 시장원리가 탄소중립을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통합적인 정부정책이 빨리 나와야 한다.
기후변화, 경제정책의 핵심변수로 보고 대응
기후변화 적응은 눈앞에 닥친 시민생활의 문제다. 그동안의 기상재해를 통해 재난의 사후 복구와 수습의 노하우는 축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폭우 태풍 해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준비는 매우 부족한 것 같다. 교량 댐 제방 등 인프라가 한 순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프라 건설이든 개인 시설물이든 안전계수를 재점검해야 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 완화이든 기후변화 적응이든 이제 환경부와 환경운동가의 일이 아니다. 우리 경제가 담당해야 할 경제정책의 핵심 변수가 되어야 하고, 국민 소비생활의 지침이 되어야 한다.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
김수종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