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카드뮴('이타이이타이' 공해병 원인 물질) 농도 높아, 주민 건강우려 '여전'
노동자 건강조사 추가 … 사측 "90%는 자연원인, WHO기준보다 낮아"
#2. "개인적으로도 석포제련소가 과연 그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2018년 11월 29일 제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의 발언
석포제련소에 대한 문제제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석포제련소 인근 주민 건강피해 우려는 여전하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석포제련소 노동자 대상 건강영향조사 연구용역을 추가 발주했고 이르면 내년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제련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주변 지역 주민들의 혈액과 소변에서 카드뮴과 납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혈액과 소변 중의 중금속 농도는 석포제련소 근무 경험과 주변지역 거주 여부에 따라 상관이 있었다. 이는 석포면 주민 771명(조사군)과 같은 봉화군 관내인 물야면 주민 307명(대조군) 등 10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건강검진, 생체시료 분석 등을 한 결과다. 카드뮴에 중독되면 이타이이타이병 등이 나타나며 죽을 수도 있다.
물론 이 보고서가 중금속 노출에 따른 암 등 특이질병 발병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중금속 노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명확했다. 보고서는 "석포제련소 주변지역 주민에서 직업적 또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중금속 노출은 있다"면서도 "인체 중금속 수준이 폐금속 광산 조사보다 낮은 등 중금속 노출에 의한 특이질병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특정 질환이 집단 발병하는 등의 문제는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지만 계속해서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제련소 인근을 흐르는 강에서 농업용수나 식수 등을 취수하지는 않지만 대기 중 영향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봉화군이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석포제련소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대기 중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농도가 일관성 있게 낮아졌다.
보고서는 "배출허용기준 미만이라도 주민들은 눈 코 목의 자극증상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대기 배출을 줄여나가는 감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석포제련소 측은 주민건강 피해에 사업장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토양오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비소 등 오염기준 초과 토양 총량의 약 90%는 자연적인 원인이었다"며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결과 역시 미국질병관리본부 기준이나 세계보건기구 기준보다 낮은 수치의 카드뮴이 혈액과 소변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석포제련소는 내년까지 통합환경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허가를 받지 못하면 사용중지 처분이 내려지지만 과징금으로 대처할 수도 있다. 석포제련소 측은 "각종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적 기준을 지킬 것"이라며 "통합환경허가를 위한 대비도 차질없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