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20일 전인데 공약 '미확정' … 공약 이행비용 '집계 중'

2022-02-17 17:50:52 게재

지역공약, 아직 진행 중

"공약집도 아직 안 나와"

20대 대통령선거가 20일, 사전투표가 15일 남았지만 주요 후보들의 공약이 '미확정'됨에 따라 공약이행에 필요한 재원규모도 '집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소요재원 산출내역이나 재원마련 계획도 두루뭉술했다.

17일 대선 후보들이 한국매니페스토본부에 보낸 공약과 재원소요 답변서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2일 현재'를 전제로 국정공약이 270개이고 300조원 이상의 재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역시 '2월 12일 기준'을 달고는 국정공약 200개를 달성하는 데 5년간 266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00개 국정공약을 실행하는 데 연 40조2900억원(5년간 201조450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제시했다. 여기에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올해를 넘어서게 되면 매년 30조원씩 더 들어가게 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조만간 제출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10대 공약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사업별 필요재원은 기술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세부공약 등이 미확정'이라는 점을 강조해 국정공약 소요예산이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세부내역을 기술했다.

더 큰 문제는 국정공약보다 더 많은 돈이 들 수 있는 지역공약과 이행재원이 미확정 상태라는 점이다. 이 후보는 122개 지역공약에 필요한 재정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고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지역도 있어 변동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119개 지역공약을 이행하는 데 쓸 재원을 추계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지역공약 총수와 재원소요 규모를 '취합하는 중'이라고 했다. 지역 공약을 만들면서 재정추계를 같이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역공약에는 주로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SOC(사회간접사업) 사업이 들어가 있어 필요재원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매니페스토본부는 "후보 간 눈치작전과 신중을 기한다는 이유로 대선에서의 공약집 제시가 점점 늦어지고 있어서 구두로 제시한 후보 공약이 공약집에 제대로 실려있는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대선에서의 공약은 국민과의 국정운영 계약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주도하고 유권자가 주인공이 되어야지, 정치권이 선거를 주도하거나 후보들의 유불리만을 따져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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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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