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잿값 인상에 주택공급 감소 위기

2022-04-26 11:21:06 게재

재건축사업장 공사비 갈등 고조

올 서울 주택공급량 60%에 영향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건자잿값 인상으로 인한 공사비 분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레미콘·철근부터 욕실·가구용품까지 주택공급에 필요한 주요 자잿값이 모두 오르면서 시공계약 파기로 인한 재건축 사업 중단이 우려된다.

25일 주택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주요 주택정비사업장에서 조합이 시공계약 파기 등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를 준비 중이다. 조합과 시공사와의 갈등으로 분양일정이 지연된 단지는 서울 둔촌주공, 이문1·3구역, 잠실진주, 신반포15차 등으로 올해 서울 주택공급량의 60% 가량 차지하고 있다.

총회 주요 안건은 시공사 변경과 설계 변경 등이 주된 이유다. 조합과 시공사는 공사비를 놓고 수면 아래에서 서로 다른 조건으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시공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건자잿값 상승으로 계약금액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조합은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일체의 증액을 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건설사들은 건자잿값 상승 등으로 이미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10% 정도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요 건자재 가격은 추가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이를 반영하면 이익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경우 시공사업단과 전 조합의 공사비 증액 계약은 무효라며 현 조합측이 반발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아예 착공을 연기하는 단지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건자재 가격 인상으로 1~2월 착공실적은 전년 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은 주요 건자재인 시멘트 철근 콘크리트 납품 가격 인상을 수용했고, 26일 레미콘사의 단가인상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가 레미콘 가격 인상안을 수용할 경우 상반기에만 건자재 가격이 10% 이상 오르게 된다.

욕실용품과 가구 등 인테리어 자잿값도 올랐다. 한샘은 인테리어 가구 주요 품목을 4% 가량 인상했다. 일룸도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라 500여개 품목 가격을 4% 인상한다고 밝혔다.

건자잿값 인상은 당장 하청업체인 전문건설사 부담이다. 하지만 원청 시공사와 공사비 갈등이 발주처인 재건축 조합으로 전가되면서 하반기 주택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건자잿값 인상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3월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반영,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1㎡당 건축비 상한금액)를 178만2000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2.64%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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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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