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택시' 2025년 나온다
교통정체 없이 여의도∼인천공항 20분만에 이동
자율비행 실현되면 택시비 보다 쌀 수도
국내외 기업들 시장선점 위해 합종연횡
지난 15일 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SK텔레콤 UAM 체험관. 로봇팔로 운영되는 놀이기구처럼 생긴 시뮬레이터에 올라타 가상현실(VR) 기기를 쓰자 이 같은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어 탑승권 확인, 날씨 안내, 안전벨트 확인 등이 이어진 뒤 곧바로 날아 올랐다. 비행경로는 부산역에서 출발해 벡스코를 거쳐 동백섬이 최종 도착지였다. 가는 도중 기체 아래로 부산항대교 신선대부두 광안대교 광안리해수욕장 센텀시티 해운대 등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들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였다.
시뮬레이터는 재미를 위해 움직임을 크게 만들었기 때문에 놀이기구에 가까웠다. 비행시간도 3분여에 불과해 실제 UAM을 이용해 부산역에서 동백섬까지 이동하는 데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10여분 보다는 훨씬 짧았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택시' UAM이 가져다줄 이동수단 변화를 체험하는 데는 충분했다.
국내외 기업들 간 UAM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모터쇼에 참가한 것도 이 같은 경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3사 모두 사업 참여를 선언했지만 부산 모터쇼에 참여한 것은 SKT가 유일하다. 모터쇼 참여는 UAM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 위해서라는 것이 SKT의 설명이다.
◆하늘을 나는 택시 UAM =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UAM은 도시 지상교통 해결수단으로 부상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교통혼잡비용은 연간 38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82%가 대도시권에서 발생한다.
국토부는 2020년 6월 발표한 'K-UAM 로드맵'에서 UAM을 이용하면 인천공항에서 여의도까지 20여분에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운임은 인천공항에서 상용화 초기 여의도까지 11만원 정도로, 조종사가 없는 자율비행이 가능해지는 2035년 이후에는 2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UAM이 주목받는 것은 기술 발달로 소설이나 영화속에서 봤던 '하늘을 나는 택시' 실현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는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체다.
eVTOL은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없고, 소음이 적으며 배출가스가 없어 도심형 친환경 항공교통수단으로 적합하다. 속도는 시속 300km에 300~600m 상공에서 운항한다. 전기모터를 사용해 소음이 헬리콥터의 20% 수준이다. 다수의 소형 프로펠러를 장착하기 때문에 대형 프로펠러 1~2개에 의존하는 헬리콥터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 운행도중 프로펠러나 모터 1~2개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를 이용해 충분히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기존 항공기 제작사부터 자동차업체까지 200여개 업체가 eVTOL 기체개발을 진행중이다.
기체개발에서 가장 앞서있는 업체는 우버의 UAM자회사를 인수한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이다. 조비는 5인승 eVTOL 기체를 개발해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41km 1시간 17분 시험비행을 마쳤다. 조비는 지난 2월 SKT와 손을 잡고 국내 UAM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 등이 해외 업체와 손잡고 기체개발에 나선 상태다.
◆정부 2025년 상용화 목표 실증사업 = 정부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UAM 실증사업(K-UAM 그랜드 챌린지)을 추진중이다.
11월 1단계 사업 실증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내년부터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 시험장에서 개활지 실증 비행 등을 통해 UAM 기체와 통신체계 안전성을 확인하게 된다.
2024년으로 예정된 2단계 실증사업은 1단계 성과를 고려해 도심 또는 준도심 지역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2단계 실증을 마치면 2025년 상용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국토부 K-UAM 로드맵에 따르면 2023년 61억달러 규모인 UAM 글로벌 시장 규모는 초기 상용화 시점인 2025년 109억달러, 2030년 615억달러로 급성장해 2040년에는 6090억달러(약 73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2040년 13조원 시장 정도로 예상되며, 우리나라의 앞선 ICT 인프라를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경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래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2040년 기준 UAM시장에서 서비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해 아직 열리지 않은 하늘길은 국내 기업들에게 엄청난 가능성의 영역이 될 전망이다.
SKT는 지난 5월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등과 함께 국토교통부 주관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UAM시장은 기체 제조와 서비스 제공,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분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서비스 시장은 2040년 비중이 7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UAM시장에서 주요 서비스를 연계하는 역할로 나서며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CEO 직속 UAM 사업 추진 TF를 발족해 연구와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통신과 자율주행, 정밀 측위, 보안 등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UAM사업을 추진한다.
하민용 SKT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현재 UAM 기체 개발에서는 SKT와 협력한 조비가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상용화 초기에는 사회적 수용도를 고려해 인구 저밀도 지역에서 물류와 의료, 관광 등의 목적으로 UAM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