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정수사업소 정화조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노동자 1명이 맹독성물질인 시안화수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외주업체 직원을 구조하려던 공무원 2명은 중태에 빠졌다.

21일 대구시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 45분 대구시 달서구 죽곡리 대구시정수사업소에서 정화조 청소 작업을 하기 위해 투입된 용역업체 노동자 2명이 지하 저류조에서 작업 중 시안화수소에 중독돼 70대 노동자 A씨가 숨졌다, A씨는 바닥에 쓰러진 상태로 구조돼 심정지상태로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함께 작업하던 외주업체 노동자 50대 B씨는 자력으로 탈출했다. B씨의 구조요청으로 작업장 인근에 근무하던 시설직(7급)·기계운영직(7급) 공무원 2명이 구조를 돕던 중 쓰러졌다. 2명 모두 자가호흡이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작업 전 오전 7시쯤부터 맨홀뚜껑을 개방해 충분히 환기시킨 후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작업했지만 사고가 발생했다"며 "저류조에서 시안화수소 가스가 발생한 것이 처음이어서 자세한 사고경위는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구조 당시 작업장 내부에는 시안화수소 47ppm이 측정됐다. 시안화수소 치사량은 50ppm이다. 시안화수소는 슬러지에서 나온 메탄 암모니아 공기 등이 고온에서 반응해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저류조에는 성인 무릎 높이의 슬러지가 쌓여 있었다.

한편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여부를 조사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안전보건확보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여부는 고용노동청의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