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
"철도·숲·강 어우러진 '삼세권' 도시로"
익산 첫 3선 단체장 당선
"익산 하면 뭐가 떠오릅니까?" 지난 11일 취재진을 만난 정헌율 익산시장(64·사진)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열에 아홉은 '철도'를 떠올린다고 했다. 익산역은 호남·전라·군산·장항선이 연결된 국내 유일의 역사로 익산을 철도·교통물류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게 만들었다. 익산시는 올해 3월 한화건설 등과 'KTX익산역 복합개발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역세권 개발을 추진한다. 정 시장은 특히 "전북도와 손잡고 익산역세권에 '전북과학기술원'을 설치해 연구개발(R&D) 허브로 활용하는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새만금이라는 좋은 조건의 땅을 마음에 들어하면서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기존 판도를 익산 역세권의 R&D 플랫폼으로 흔들어보겠다는 뜻이다. 새만금의 국제항만·공항과 익산의 철도를 연결해 익산을 새만금 배후도시 위치에 올려놓는 '역세권' 구상이다.
정 시장은 2016년 4월 재선거로 민선 6기 익산시장에 취임한 이듬해부터 '도시숲' 문제에 천착했다. 103개에 이르는 도시공원을 주민들이 실제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정 시장은 "여의도공원 면적의 55%에 달하는 1.6㎢ 규모의 도심공원 5곳을 숲과 주거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023년 말 준공예정인 익산시청사도 공공·주민·녹색정원이 함께 어우러진 시민의 공간으로 재탄생한다"고 밝혔다.
올 12월에는 국내 최북단 야생차 자생지인 웅포 함라산 일대에 62ha 규모의 '국립 치유의 숲' 조성공사가 시작된다. 정 시장은 "숲과 주거·공공서비스 공간이 함께하는 '숲세권' 도심이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선 8기 익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만경강을 활용한 수변도시 구축사업은 '강세권' 전략의 일환이다. 익산시는 만경강 북쪽인 남부권에 122만5033㎡(약 37만평) 규모 택지를 조성해 청년층과 은퇴자를 위한 공동주택과 의료 및 문화시설, 학교, 공원 등 친환경 주거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정 시장은 "자신의 마지막 임기가 마무리될 쯤이면 익산시는 철도와 도시숲, 수변도시가 어울리는 '삼세권' 도시로 변모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헌율표 익산시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다이로움' 정책이다. 1인당 100만원씩 충전해 사용하는 익산사랑상품권이다. 충전할 때 10% 인센티브를 받고, 사용한 후에는 10%를 돌려받는다. 2020년 1월 출시 이후, 가입자수 17만 1000명, 누적 발행액 793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발행규모는 6000억원이다. 인센티브 등을 충당하기 위해 매년 1000억원의 추가 예산 투입이 필요한데, 익산시는 3년간 빚 없이 유지해 왔다. 지난해에는 예산부족을 우려해 시의회에 300억원의 지방채 발행 승인을 받았지만 기존 예산 조정 등으로 충당했다. 정 시장은 "민선 8기에도 빚을 내지 않고 익산 자체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