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대통령실 이전 최대 수혜자 용산주민이어야"
재개발·재건축 '최상의 상품' 입안
구도심 주차·쓰레기문제 해결 주력
"취임한지 두달이 안됐는데 10년은 지난 것 같아요. 호재가 줄을 잇고 도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요."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은 "행복한 결말이 예측되는 연속극 같다"며 웃었다.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하면서 막연하기만 했던 용산공원 계획이 구체화되는가 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복귀하면서 멈췄던 국제업무단지 추진이 재개되고 있다.
그는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있는 기분"이라며 "미군 주둔으로 희생당했던 용산구 주민들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이전의 최대 수혜자는 용산구 주민이어야 한다"며 "중앙정부 서울시와 공조해 주민들 이익을 최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17일 용산구에 따르면 박희영 구청장이 1호로 실현할 공약은 재개발·재건축이다. '마용성'으로 불리는 한강벨트에 속해 있어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부담은 커진 반면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많아 주민들 불편이 크다.
박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은 행복추구권과 관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개발 주체인 주민들 합의만 이뤄지면 용산구는 모든 행정적 지원과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거듭했다. 그는 "사업 방식과 방향을 주민들이 결정하면 구는 최상의 상품을 신속하게 입안해 서울시에서 빠르게 승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주민들이 일상에서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주차와 쓰레기 문제 해결에 주력한다. 주차문제는 장기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과 연계해 공간을 확보한다. 당장은 담장을 허물고 주차장을 조성하면 지원을 하는 그린파킹 사업 등을 병행,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 계획이다.
쓰레기 문제는 한강변 일부 동을 제외하고는 용산 전역에 걸친 고민이다. 특히 저층 가옥이 많고 도로사정이 열악한 구도심은 10년이 넘을 정도로 오랫동안 묵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활용한 무단투기 감시와 신속하게 쓰레기를 치울 기동반 파견 등 공공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현재 16개 동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가 나오면 주민 관리자를 채용, 노인 일자리와 연계할 계획이다. 외국인을 포함한 주민들 인식이 달라질 때까지 '정해진 시간에 배출하기' 홍보전도 펼친다. 박희영 구청장은 "쓰레기 문제 해결을 강조해서인지 벌써부터 '거리가 깨끗해졌다'는 소리가 나온다"며 "인력과 자원을 조금만 투입하면 되는 문제라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자신했다.
"주민과 함께, 현장에 있는 구청장이 되고 싶습니다. '항상 주민 편이었다'고, '우리 구청장'이라고 해주셨으면 해요."
박 구청장은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건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나 늘공(행정 공무원)이나 마찬가지"라며 "공무원들이 함께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신 본연의 업무만으로도 바쁠 공무원들을 배려해 의전을 최소화한다. 취임 첫날 '작은 취임식'도 고사하고 부서별로 찾아가 공무원들과 인사를 나눈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현장의 소리를 충분히 담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라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주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