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의당, '당채보상운동' 시도
특별당비납부운동 발의
"36억원 빚, 혁신 걸림돌"
17일 당대회에서 표결
연이은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 당원 이탈에 빚더미까지 떠안고 있는 정의당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당채보상운동'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정의당은 지방선거 완패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지만 '비례대표 전원 사퇴 권고'안이 전당원 투표에서 40%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는 등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면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당채보상운동'은 당 혁신에 대한 당원들의 의지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보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의당의 정체성과 내부 계파간 갈등 등 근본적인 문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당 운영기반을 흔들고 있는 '빚'을 갚기 위한 시도에 당원들의 의견이 모아질지, 어느 정도나 동참할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14일 정의당에 따르면 김윤기 정의당 대전 유성구 지역위원장은 "당 부채 해결, 1만원 특별당비 납부운동을 제안한다"며 당대표 특별결의문을 발의했다.
김 위원장은 "지방선거를 마치고 이곳저곳에서 당원들을 만났다"며 "절망과 분노, 걱정이 쏟아졌다.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절망이 깊어지기도 했고 '그래도 같이 해 보자'는 다짐이 생겨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날 '당채보상운동이라도 하자'며 열변을 토하는 당원을 만났다"며 "'지금 이게 될 일인가'라는 회의가 올라왔다. '그게 제일 급한게 아니쟎아'라는 호통이 들리는 듯도 하다"고 했다.
그러고는 "지난 10년의 활동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념과 노선 등 정체성을 제대로 세워내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원내와 중앙당에 갇힌 정의당의 정치를 지역과 사회운동으로 끌어내는 일도 시급하다. 대안을 세우고 토론하고 논쟁해서 다음 지도부를 제대로 세우고, 그래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는 재창당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빚 36억원. 무슨 일을 하려 해도 한숨부터 나오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000명이 모이면 (1만원씩) 월 1000만원, 1년 1억2000만원, 1만명이 모아지면 월 1억, 1년이면 12억원, 3년이면 해결된다"며 "당비를 더 내는 것이 당이 활력에 넘칠 때도 쉽지 않은 일이기는 했지만 참여하는 당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조금씩이라도 성과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우리 안의 자부심도 희망도 함께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당비를 내는 정의당 당원은 모두 1만800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정의당 비대위는 씀씀이와 조직을 줄이고 퇴직이나 사직 이후 추가로 당직자를 뽑지 않는 구조조정 등으로 빚을 갚아가는 '빚 축소 계획'을 내놨지만 고금리에 늘어나는 이자를 감당하기도 버거운 게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9.17 당대회에서 특별결의문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많은 당원들의 참여를 약속 받고 있다"며 "부채 36억원은 당을 짓누르고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당 부채를 당원들이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것이야말로 당을 혁신하고 재건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